26일 수원 삼성과 경기에서 골을 넣은 FC 서울 나상호.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헛수고가 아니었다. FC서울의 전력 보강이 성적 반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서울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32라운드 경기에서 수원 삼성을 2-0으로 제압했다. 서울은 안익수 감독 부임 후 최근 4경기 무패(2승 2무) 행진을 이어갔다. 감독 교체 전 최하위까지 추락하기도 했지만, 분위기를 타면서 어느덧 10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공격적인 전력 보강이 뒤늦게 빛을 보고 있다. 서울은 겨울, 여름 이적 시장에서 적지 않은 선수들을 새로 영입했다. 나상호, 박정빈, 지동원 등 굵직한 이름들을 여럿 라인업에 추가했다. 그러나 받아 든 성적표는 투자를 무색하게 했다. 하위권을 전전하던 끝에 7월 최하위까지 떨어졌고, 결국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지난 5일 박진섭 감독과 강명원 단장이 사퇴하고 안익수 감독으로 팀 사령탑을 교체했다.
안익수 감독 체제 이후는 다르다. 그동안의 투자가 뒤늦게 빛을 보고 있다. 안 감독 부임 후 두 번째 경기인 19일 수원FC전에서는 나상호가 2-1 승리를 결정짓는 골로 맨 오브 더 매치를 수상했다. 안 감독의 첫승이자 8경기 만에 나온 팀 승리였다. 나상호는 이어 26일 수원전에서도 후반 41분 페널티킥으로 쐐기골을 성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반면 이렇다 할 보강이 없었던 수원은 이날 패배로 다시 한번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지난 겨울 2년 동안 31골을 넣었던 2019년 득점왕 아담 타가트가 J리그 세레소 오사카로 떠났다. 경남의 우로시제리치를 영입해 빈자리를 메꿨지만 올 시즌 성적은 25경기 5득점에 불과하다. 여름 이적 시장에서 권창훈이 복귀했지만, 종아리 부상으로 제 전력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역시 권창훈과 김건희가 교체 선수로 대기하다 후반에야 투입됐고, 시원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하다 무득점으로 패배했다.
강원전 이후 2연승을 노렸던 박건하 수원 감독의 말에서도 아쉬움이 드러났다. 박 감독은 26일 경기 후 인터뷰에서 “주어진 여건에서 해야 하는 것이 감독의 숙명”이라면서도 “아무래도 (서울처럼) 선수들이 보강되면 조금 더 여러 옵션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든다”라고 전했다. 이어 “부상 선수들이 많았던 부분도 아쉽다”라면서 “운용에 어려움은 있었지만 그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감독이다”라고 이날 패배의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