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의 전용면적 84㎡(공급면적 34평형)가 42억원에 거래돼 부동산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정부가 대출 규제를 강화한 가운데 같은 평형대에서 40억원대를 넘긴 첫 사례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크로리버파크의 신고가 경신을 '기대심리'에서 찾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며 안팎에서 경고음이 울리는 가운데 이 지역만은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탓에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부동산 업계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34평(15층)이 지난 2일 42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아파트 같은 평형 중 가장 높은 금액이다. 3.3㎡당 금액을 환산하면 1억2350만원이다.
아크로리버파크는 DL이앤씨(옛 대림산업)이 신반포1차를 재건축해 만든 아파트로 2019년 입주를 시작했다. 이후 서초구 일대의 '대장주'로 군림하며 집값 상승의 대표 주자로 불려왔다. 아크로리버파크 34평의 직전 최고가는 지난 6월 기록한 39억8000만원(10층)이었다. 3개월 동안 2억원가량이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아크로리버파크의 이번 신고가가 적정가인지 아닌지에 대해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웬만한 건물 한 채에 달하는 가격일뿐더러, 아파트값이 치솟는 가운데 '적정가'를 찾는 것 자체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크로리버파크가 오를만한 이유가 있다는 점에는 대체로 의견을 같이했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서초구의 대장주로 DL이앤씨의 하이앤드 브랜드다. 반포 지역에서 드문 신축이고, 한강이 조망되는 단지라는 면에서 선호도가 높다"고 말했다.
주변 개발이 안 되면 안 되는 대로, 되면 되는 대로 호재로 여겨진다. 최근 반포 일대는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가 적지 않다. 여 연구원은 "추후 이들 아파트가 개발돼 신축이 들어서더라도 주변 환경이 좋아져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똘똘한 한 채, '강남 불패'라는 믿음이 팽배해 있다"고 했다.
매물 자체가 드물다는 점도 아크로리버파크의 신고가 경신을 부채질하고 있다. 서초구의 한 공인 중개 관계자는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이후 매물이 줄었다. 아크로리버파크 20평형대는 물건 자체가 없다"며 "신고가가 경신 뉴스로 남은 30평 물건도 가격이 상향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여 연구원은 "매물 자체가 많지 않다 보니 뜸하게 거래가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한 번 거래될 때 체감 오름폭이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라며 "강남권은 재건축이 진행돼야 새 아파트가 나오는 구조다. 가격 조정 시기가 와도 이쪽만은 가격이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