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계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오징어게임' 흥행에 들썩이고 있다. 오징어게임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높아지며 극 중에 등장한 한국 음식과 소품들도 해외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어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최근 오징어게임 속 삼양라면을 이용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징어게임에서 삼양라면은 주인공 성기훈(이정재 분)이 오징어게임에 참여하기 전에 삼양라면과 소주를 마시는 장면에서 등장한다. 이를 본 해외 팬들 사이에서는 라면을 조리하지 않고 간식처럼 먹는 것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PPL이 아니었음에도 라면 로고가 선명하게 드러나며 삼양식품 내부에서는 큰 홍보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삼양식품은 2016년 유튜브에서 ‘불닭볶음면 챌린지’가 시작되며 불닭볶음면이 세계적인 히트상품으로 떠오르며 뜻하지 않은 곳에서 대박을 일으킨 바 있어 이번 오징어게임 열풍에도 기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역시 '제2의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가 탄생할지 주목하는 눈치다. 지난해 영화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하는 등 인기를 얻으면서 극 중에 등장한 짜파구리도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덕분에 농심은 지난해 매출액이 2조6397억원, 영업이익이 1603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삼양식품은 내친김에 해외시장 진출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삼양아메리카'를 설립한 데 이어 오는 12월 중국 상하이에 '삼양식품상해유한공사'를 설립한다고 이날 밝혔다.
삼양식품은 법인 설립 등 현지 직접 진출 방식으로 다시 한번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초로 라면을 수출했던 삼양식품은 1969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1980년대 미국·중국·러시아·중남미 등에 현지법인을 설립하며 해외에 활발히 진출한 바 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현지법인 설립으로 영업망 강화를 통한 매출 성장뿐 아니라 유통 과정 일원화, 효율적인 비용 관리 등이 가능해 수익성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오는 2025년까지 해외 매출에서 일본·미국·중국 현지법인의 비중을 70%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작품에 직접 등장하지 않아도 오징어게임을 연상시키는 제품들도 본격적인 마케팅에 돌입했다.
농심은 오징어게임과 이름이 비슷한 ‘오징어짬뽕’을 앞세우고 있다. 기생충 흥행 효과를 누렸었던 만큼 일찌감치 마케팅에 나섰다. 극 중 주인공 번호인 456번을 활용해 ‘4(사리곰탕), 5(오징어짬뽕), 6(육개장사발면)’이라는 문구로 만든 패러디 홍보물을 공개했다.
하이트진로 등 소주를 수출하는 주류 업계에서도 내심 소주 해외 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이외에 달고나를 활용한 제품 역시 수혜군 범주에 포함된다. CU에 따르면 지난달 17일부터 28일까지 12일간 매출이 직전 같은 기간(지난달 5~16일)과 비교해 달고나 뽑기의 주재료인 설탕은 39.2%나 올랐다. 달고나뿐만 아니라 쫀드기, 단짝 캔디, 밭두렁, 꾀돌이 등 추억의 간식 시리즈 매출 전반이 30.9% 급상승했다.
이에 편의점 CU는 지난 6월 단종됐던 ‘작아도 달고나 캔디’를 다음 달부터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CU 관계자는 “해당 상품은 지난해 초 집콕 트렌드에 맞춰 출시됐던 상품으로 큰 인기를 끌다 지난 6월 단종됐지만, 최근 해외 유튜버를 중심으로 달고나 만들기 콘텐트가 유행으로 퍼지면서 재출시가 결정됐다”며 “K-콘텐트가 죽은 상품도 살려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