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인 최초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The Asian Filmmaker of the Year)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은 7일 부산 해운대구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혹시 차기작을 구상 중이냐"는 질문에 "이제는 좀 영화와 내가 아무리 친해지고 싶어서 간절해도 스스로 멀어져야 할 나이가 된 것 같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찍고 싶었지만 찍지 못해 아쉬운 소재가 있냐"는 질문에는 "100여 편을 찍어서 어지간한건 다 찍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못 찍은 것은 우리 무속, 한국 사람들의 종교적 신성 안에 무속이 주는 것들을 영화로 한번 찍어 봤으면 하는 생각도 했지만 이제는 그럴 기회가 없다"고 전했다.
이어 "기회가 주어진다고 해도 사양하고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넘겨야 하는 단계에 와 있다"고 덧붙였다.
1962년 데뷔작 '두만강아 잘 있거라'(1962)를 시작으로 102번째 영화인 '화장'(2014)에 이르기까지 60여 년간 쉬지 않고 영화를 만들며 아시아영화를 세계에 알리는데 기여한 한국의 거장 임권택 감독은, 2002 칸국제영화제 감독상, 2005 베를린국제영화제 명예황금곰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 영화사에 이름을 뚜렷이 새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