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이 시즌 2로 마무리했다. 지난해 5월 종영한 시즌1이 큰 화제를 모은 후 1년여 뒤에 선보인 시즌2 또한 마지막 회 시청률 14.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앞서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감빵생활’ 등으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받은 신원호 PD가 ‘슬의생’의 두 시즌을 성공리에 완성시켰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슬의생’) 시리즈는 시청률과 화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는 물론 ‘주 1회 방영’, ‘시즌제’라는 새로운 시청 패턴을 개척해냈다. 신원호 PD는 “이제 주 2회 드라마는 다신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주일에 2개씩 했었던 전작들은 어떻게 해냈던 건지 지금으로선 상상도 안 간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1회 드라마가 가진 강점을 설명했다. 신PD는 “이건 나뿐만 아니라 스탭과 배우들 모두 공히 피부로 체감하는 부분이다. 아무래도 현장의 피로함이 줄어드니 그 여유가 결국 다시 현장의 효율로 돌아오게 된다. 매회 그 어려운 밴드 곡들을 위해 연기자들에게 그렇게 여유 있는 연습시간이 주어질 수 있었던 것도 주 1회 방송이라는 형식이 준 여유 덕분이다”고 설명했다.
-시즌제 드라마의 강점은 뭘까. “내적 친밀감이 아닐까 싶다. 모든 드라마가 마찬가지겠지만, 제작진에게 가장 큰 숙제는 1회다. 1회에서 드라마의 방향성과 캐릭터들을 효과적으로, 지루하지 않게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 하는 것이 늘 큰 고민인데, 시즌1을 제외하고는 그 고민을 생략하고 시작할 수 있다. 그냥 바로 이야기가 시작되어도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고 이미 친한 캐릭터, 익숙한 내용이다 보니까 쉽게 받아들이고 접근할 수 있다. 기획할 때 예상을 했었던 부분이긴 해도 이 정도로 큰 강점으로 올 줄은 몰랐었다. 제작 단계에서도 편리하다. 캐스팅, 로케이션, 세트, 소품, 의상 등 모든 면에서 새롭게 등장하는 것들을 보충하는 것 외에는 이미 세팅이 되어 있어 준비 기간이 어마어마하게 단축된다. 여러 측면에서 매우 효율적이고도 영리한 형식이 확실하다.”
-시즌1과 2 사이 공백에 ‘하드털이’라며 미공개 영상을 매주 공개했다. “시즌제 드라마를 만들면서 가장 신선했던 부분이 시즌1의 마지막 회와 시즌2의 첫 회였다. ‘이렇게 끝내도 돼? 이렇게 시작해도 되나?’ 싶은 느낌이 들어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신선한 경험이었다. 다만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어떤 보상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게 ‘하드털이’를 시작하게 된 첫 번째 이유다. 개인적으로는 유튜브라는 매체를 실질적으로 경험해보고 싶은 생각도 컸다. 5~10분 사이로 짤막하게 하고 싶었는데, 하면 할수록 분량이 늘어나고 점점 더 꼼꼼하게 체크하게 되고 하다 보니까 갈수록 예능 할 때 만큼이나 힘들었다. 체력적으로도 힘들었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재미있었다. 십년 만에 예능을 하는 셈이니까.” - 유튜브 ‘채널 십오야’의 슬기로운 캠핑생활도 공개됐는데. “슬기로운 캠핑생활의 경우는 순수히 배우들로부터 시작된 콘텐트였다. 시즌2 준비 과정과 겹치면서 힘든 점도 많았다. 그러나 단순하고도 순수하게 콘텐트가 시작될 수 있고, 순수한 진심으로 만들면 큰 기술 없이도 사랑받을 수 있으며 콘텐트 하나가 ‘출장 십오야’ 같은 다른 줄기로도 충분히 확장되어 갈 수 있다는 점 등을 목격했다. 수년간 쌓아왔던 많은 편견을 스스로 깨트릴 수 있었던 놀라운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