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좌완 투수 최승용. 잠실=정시종 기자 두산은 지난 12일부터 6일 동안 7연전을 치르는 중이다. 5선발 투수가 다 있어도 소화하기가 벅찬데, 워커 로켓과 유희관이 빠진 두산에는 선발 카드가 세 명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결국 대체 선발로 세 명을 투입했는데, 던져 본 2명의 성적표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첫 번째 카드는 박종기였다. 이미 로켓이 빠진 이후 대체 선발로 기회를 받았던 선수다. 연전에 맞춰 다시 한번 기회를 받았지만 살리지 못했다. 이전 선발 기회에서 이닝은 소화하고 실점은 막지 못했던 문제를 반복했다. 박종기는 지난 9월 18일 키움전에서 5이닝 7피안타 4볼넷 3실점, 9월 28일 KT전에서는 5이닝 6피안타 1볼넷 4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15일 NC전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받았지만 6이닝 8피안타 2볼넷 5실점에 그쳤다. 이닝 소화로 불펜 과부하는 막았지만, 일찌감치 승기를 상대 팀에 내줬다.
이어 루키 최승용을 선택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최승용은 16일 잠실 KIA전에 등판한 최승용은 3이닝 4피안타 3볼넷 3실점(2자책점)으로 부진했다. 1회는 잘 막았지만 2회 연속 안타 후 실책이 나오자 흔들리면서 적시타-밀어내기 볼넷-적시타로 연속 실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예견했던 일이다. 김 감독은 14일 잠실 KT전을 앞두고 최승용에 대해 “5이닝 이상까지 기대하진 않는다”면서도 “마운드에 올라와 공을 자신 있게 꽂는다”고 호평했다. 호평만 있던 건 아니다. 김 감독은 박종기와 최승용을 두고 "구원 등판하면 내용이 괜찮았는데 선발로 나가면 안 좋았다"라며 선발 보직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점을 짚기도 했다. 실제로 박종기는 직전 등판인 6일 한화 전에서는 구원으로 4⅓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최승용 역시 10일 NC전에서 구원으로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바 있다. 롱 릴리프 역할은 완수했지만, 정작 선발 기회를 받으면 살려내지 못하고 있다.
대체 선발 카드의 실패로 상쾌하게 출발했던 두산의 7연전은 연패로 둔갑했다. 선두 KT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고 출발했지만, 이후 최원준이 등판했던 14일 경기부터 대체 선발들이 등판한 15, 16일 경기까지 3연패를 기록 중이다. 4위 자리도 점점 위태해지고 있다. 공동 5위 SSG, NC와 승차는 반 경기에 불과하다. 한 경기 차인 7위 키움에까지 언제든 역전당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