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성도일보(星島日報)에 따르면 SNS 플랫폼인 더우인(抖音)에 ‘열광의 배후에 있는 위기감을 경시할 수 없다’는 제목의 짧은 동영상이 올라왔다.
‘미루저광잉예’(米路哲光影業)라는 아이디를 쓰는 이용자는 이 영상에서 “영화 ‘장진호’의 출현, 빈번한 항전 영화의 출현이 세계에는 비우호적이고 안정적이지 않은 이데올로기를 전달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영화 안에 위협의 의미가 들어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물었다. 그러나 더우인의 중국 이용자들은 “중국 군대가 보가위국(保家衛國)을 한 영화를 찍는 데 무슨 반성이 필요하느냐”, “미국은 그렇게 많은 전쟁영화를 찍었는데 그것이 세계를 위협하는 것인가?”라며 이 영상을 만든 이용자를 일방적으로 비난했다. 결국 더우인에서는 ‘장진호’의 비판 영상을 이용자의 계정이 폐쇄됐다. 관련 영상은 중국 인터넷에서 모두 삭제되어 검색되지 않고 있다.
중국에서는 날이 갈수록 체제 선전과 옹호의 목소리 외에는 설 자리가 없어지고 있다. 경제 주간지 차이징(財經)의 부편집장을 지낸 뤄창핑(羅昌平)은 최근 웨이보(微博)에 “반세기가 지났지만, 사람들은 이 전쟁이 정의로웠는지에 대해 거의 반성하지 않았다”며 ‘장진호’를 비판했다가 영웅과 열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형사구류 처분을 받기도 했다.
‘장진호’는 1950년 겨울 한국전쟁의 장진호 전투를 철저히 중국의 시각에서 다룬 영화다. 미국과 중국의 신냉전 속에서 중국은 금강천, 장진호 등 항전(抗戰) 블록버스터급 영화들로 애국심을 고취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