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쇼핑 축제 '광군제'를 앞두고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각기 다른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이하 아모레)이 주요 인기 제품을 광군제 전용으로 출시해 중국인들의 마음을 흔든다면, LG생활건강(LG생건)은 유명 인플루언서를 앞세운 라이브커머스 방송(라방)으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다음 달 11일은 중국판 온라인 블랙프라이데이인 광군제다. 지난해 광군제에서 중국 유명 쇼핑몰 알리바바의 거래액만 4982위안(약 83조원)에 달할 정도로 각 기업에는 대목으로 통한다. K뷰티 기업이 광군제에서 흥행하기 위해 사활을 거는 이유이기도 하다. LG생건은 지난해 광군제에 역대 최대 매출액인 2600억원을 기록했고 아모레의 설화수도 지난해 광군제 행사에서 판매액이 전년도보다 174%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모레는 올 광군제만을 위한 맞춤 제품으로 중국 소비자들을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아모레는 보자기 모티브의 광군제 전용 디자인을 적용한 설화수 제품을 내놨다. 중국인이 좋아하는 붉은색을 기본으로 한국의 미를 담았다는 평가다.
아모레의 또 다른 브랜드인 라네즈 역시 광군제용 패키지를 내놨다. 또 티몰에서만 판매하는 네오쿠션 전용 컬러를 개발해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라네즈는 예약 판매 시작 시점인 20일 오후 8시에는 중국 인기 최상위 왕훙 중 한 명인 '웨이야'를 내세워 라방도 한다.
LG생건은 왕훙(중국의 온라인 인플루언서)을 전면에 배치해 라방에 힘을 준다. 주력 제품은 럭셔리 브랜드인 후의 천기단화현 세트다. 천기단화현 세트는 1590위안(약 29만2000원)의 고가 제품으로, 지난해 광군제 때는 예약 판매를 시작한 지 14분 만에 매출액 5억 위안(약 922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중국에 프리미엄 브랜드가 관심을 받고 있으며 중국 시장에 맞게 왕홍을 활용한 라방 등 다양한 채널 중심으로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광군제 성패는 내달 11일이 아닌 예약판매가 시작되는 10월 20일에 어느 정도 갈린다. 20일 결과에 따라 아모레와 LG생건의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LG생건의 대표 제품 '후'는 지난해 광군제 예약판매 시작 11분 만에 2019년 거래액을 초과 달성한 바 있다.
최근 한국 화장품의 중국 점유율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2016년 중국의 사드 한한령 이후 중국 자체 뷰티 브랜드(C뷰티)가 K뷰티의 위치를 넘보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한국만의 미와 장점을 살려 럭셔리 브랜드로 승부를 봐야 한다"며 "이번 광군제를 통해 K뷰티가 다시 체면을 살릴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