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완은 지난 7일 NC 구단에서 방출됐다. 하루 전 신인 12명의 계약을 발표한 NC가 기존 선수단을 대폭 정리했고 퇴출 명단에 그의 이름이 포함됐다.
20일 밤 전화가 닿은 김준완은 "후반기 시작하면서 주로 3군에 있었다. 방출 통보를 받았을 때는 이미 마음의 준비를 끝낸 뒤여서 담담했다"고 말했다.
김준완은 김경문 전 감독이 총애한 외야수였다. 2016년 1군 122경기, 이듬해 외야수로 104경기를 출전했다. 수비 보강이 필요한 경기 후반 센터라인의 중심을 잡았다. 특히 2017년 열린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선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로 대역전승을 이끌었다. 허슬 플레이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 하지만 상무에서 전역한 2019년부터 팀 내 입지가 확 줄었다.
그는 "상무에서 장점(수비·선구안)을 살리는 것보다 약점(타격)을 보완하고 싶은 생각이 많았다. 그렇게 하다 보니 장점을 잃어버리고 단점만 계속 두드러졌다. 어느 순간 약간 애매한 선수가 돼 있었다"며 "전역 복귀했을 때 외야가 거의 다 정해져 있었다. 조급해지고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지니 초구부터 무리하게 타격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김준완은 2019년 8경기, 2020년 45경기 출전에 그쳤다. 올 시즌 13경기로 전력 외 자원이었다.
2019년 11월 외국인 타자로 애런 알테어가 영입되면서 직격탄을 맞았다. 알테어의 주 포지션이 중견수여서 김준완 입지가 더 좁아졌다. 우익수로 나성범이 있어 외야 한 자리를 놓고 여러 선수와 경쟁해야 했다.
기회가 전혀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 7월 일부 선수의 방역수칙 위반 파동으로 외야수 이명기와 권희동이 전열에서 동반 이탈했다. 그는 "NC는 로스터 제도가 있는데 사건이 터지기 전에도 그 로스터에 난 빠져 있었다. 기대가 없었던 건 아니다. 컨디션도 좋았는데 후반기를 3군에서 시작하니까 당시엔 좀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준완의 야구 인생은 파란만장하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해 고려대에 진학했고, 대학 졸업반 때 신인 드래프트에서 아무도 그의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다. 어렵사리 2013년 NC 육성선수로 프로 첫발을 내디뎠다. 김준완은 "NC는 내겐 너무 고마운 구단이다. NC라는 구단이 없었으면 '지금까지 야구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나오게 됐지만, 서운함이나 섭섭함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김준완은 도전을 멈출 계획이 없다. 현재 서울 모처에서 몸을 만들면서 다른 구단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두 번의 프로 낙방과 방출. 무적 신분이 된 그는 "현역에 대한 의지가 강하다. (입단) 테스트라도 받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