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한 삼성전자와 애플이 차기 플래그십 시리즈 출시 전략을 대대적으로 손볼 전망이다. 지금까지 양사는 소비자 수요에 세밀하게 대응해 다양한 모델을 선보여왔지만,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주력 제품에 힘을 쏟는 '선택과 집중'이 절실한 상황이다.
반도체 부족 현상에 갤S22 연기될 듯
24일 해외 IT 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가 '갤럭시S22'(이하 갤S22·가칭) 시리즈 출시를 내년 2월로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회사가 갤S22 시리즈를 이르면 올 연말에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달 판매를 시작한 애플 '아이폰13' 시리즈에 적극적으로 맞서기 위해서다.
'갤럭시S21'(이하 갤S21) 시리즈도 전작보다 약 한 달 빠른 2021년 1월에 공개되면서 매년 신제품 출시 일정이 앞당겨지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촉발한 일부 부품 공장 가동 중단과 급격한 수요 증가로 반도체 재고가 바닥을 보이면서 스마트폰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 20일 언팩 행사에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갤럭시S21 FE(팬에디션)'(이하 갤S21 FE)는 결국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샘모바일은 "2월 28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모바일월드콩그레스) 2022'에서 갤S22 언팩 행사를 열 가능성이 있다"며 "갤S21 FE 출시 지연은 삼성전자에 다행일 수 있다. 주력 제품의 칩 확보를 위한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급격한 환경 변화에 삼성전자는 제품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대신 기존 모델을 병합하면서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매해 하반기에 선보였던 노트 시리즈를 S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인 울트라에 녹일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IT 매체 렛츠고디지털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국내 한 유튜버와 협업해 갤S22 울트라의 예상 이미지를 만들어 공유했다.
1억800만 화소 광각 센서를 앞세운 4대의 카메라가 물방울 형태로 배열된 것이 눈에 띈다. LG전자의 'LG 벨벳'을 연상케 한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제품 왼쪽 하단의 S펜 수납공간이다. 전작은 S펜을 지원하지만, 별도 케이스를 구매해야 안전히 보관할 수 있었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은 자사 뉴스룸에서 "앞으로 다양한 카테고리로 S펜의 경험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갤S22 울트라가 S펜을 완벽히 품게 되면 노트 시리즈의 부재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애플, '배터리 약점' 미니 단종 가능성…대신 디자인 차별화
애플은 내년 선보이는 '아이폰14' 시리즈 디자인에 큰 변화를 줄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면서 가장 성적이 부진한 미니 모델의 단종설을 현실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애플 제품을 주로 다루는 매체인 맥루머스에 따르면, 아이폰14 시리즈에서 5.4형 미니가 사라진다. 회사는 더 큰 화면에 집중해 6.1형 일반·6.1형 프로·6.7형 맥스·6.7형 프로 맥스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손바닥만 한 크기가 매력인 미니 모델은 배터리 용량이 약점으로 지목돼 왔다. '아이폰13' 미니도 배터리 용량이 2437mAh에 불과해 4000mAh 이상이 대부분인 삼성 제품과 비교하면 지속 시간이 턱없이 짧다.
KT의 수요 조사에서도 아이폰13 고객의 50.8%가 프로 모델을 선택했다. 미니 모델은 12.9%로 인기가 가장 낮았다.
대신 아이폰14 시리즈는 M자 탈모 디자인으로 불리는 화면 상단의 노치를 없애고 펀치홀(카메라 구멍)을 적용한다. 더 두꺼운 본체를 도입해 후면 카메라와 프레임의 높이를 맞춘다. '카툭튀'(카메라가 툭 튀어나온)가 사라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