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영건 임준형의 호투(21)로 8경기 만에 간신히 승리를 거뒀다. 임준형은 26일 대전 한화전에서 6이닝 3피안타 1볼넷 1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임준형의 호투에 힘입은 LG는 4-0으로 승리했고, 임준형도 데뷔 첫 승을 거뒀다.
1회 위기가 있었지만 극복한 후 순항했다. 임준형은 1회 말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유격수 오지환이 하주석의 안타성 타구를 포구한 후, 3루로 향하던 주자 정은원까지 포스아웃으로 잡아낸 덕에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후엔 안정감을 찾았다. 2회를 삼자범퇴한 임준형은 3회 1안타 1사구, 4회 1안타를 내줬지만 실점하지 않았다. 5회와 6회는 모두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투구수는 단 83구. 효율적인 투구로 무승 기간 과부하가 걸리던 불펜진의 부담을 최소화했다. 정우영, 김대유, 고우석 세 명이 등판해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타선도 1회와 6회 석 점을 지원하며 승리투수 요건을 선물했다.
구속은 빠르지 않지만, 안정적인 제구로 대체 선발 역할을 수행 중이다. 류지현 LG 감독은 “임준형은 제구력이 굉장히 좋고 커맨드를 원하는 대로 한다”며 “마운드에 올라가면 믿음이 가는 선수다”라고 칭찬했다. 올 시즌 6경기(선발 4경기) 23이닝 소화에 불과하지만, 사사구를 거의 허용하지 않는 중이다. 9이닝당 사사구(BB/9)가 1.57개에 불과하다. 리그에서 2개 이하를 기록한 선발 투수는 KT의 토종 에이스 고영표(KT) 한 사람뿐이다. 표본은 적지만, 1군 데뷔시즌임에도 타자를 피해가지 않고 장점인 제구력을 살려 호투 중이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LG는 선발 카드가 부족하다.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있지만 27일 복귀하는 앤드류 수아레즈가 정상 상태일지 미지수다. 2선발 역할을 대신하던 임찬규도 최근 2경기 9⅓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다. LG가 7경기 무승을 거뒀던 이유 중 하나도 선발진의 공백 탓이었다. 켈리가 2경기 부진하자 마땅한 연패 브레이커가 없었다.
한편 LG는 임준형의 호투에 힘입어 시즌 70승을 거두며 시즌 3위 이상을 확정했다. 남은 시즌 전패하더라도 70승 61패 13무로 3위를 지킬 수 있다. 2위 KT와는 2경기, 1위 삼성과는 2.5경기 차이로 뒤처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