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틀랜타는 3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WS 6차전에서 7-0으로 이겼다. 4승 2패로 시리즈에서 승리해 올 시즌 메이저리그 최고의 자리에 올라섰다.
마지막 경기는 일방적인 애틀랜타의 승리였다. 홈런포 두 개로 다섯 점을 챙기며 상대 마운드를 압도했다. 애틀랜타는 3회 초 2사 1·2루에서 호르헤 솔레어가 좌월 3점 홈런으로 선취점을 만들었다. 이어 5회 초 1사 2루 상황에서는 댄스비 스완슨이 94.6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당겨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더했다. 승기를 빠르게 잡은 애틀랜타는 프레디 프리먼의 5회 1타점 2루타, 7회 중월 홈런으로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쉽지 않은 길이었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를 호령하던 강호였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적었다. 1876년 창단한 애틀랜타는 메이저리그 최다 지구 우승(21회)을 기록한 가을야구 단골팀이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WS 우승이 단 3회에 불과했다. 가을만 나가면 힘을 쓰지 못했다.
악재도 있었다. 애틀랜타는 지난 2017년 당시 단장 존 코포렐라가 배지환(현 피츠버그)을 비롯한 국제 유망주 계약에서 대규모 탬퍼링을 벌인 것이 적발되어 사임했다. 배지환을 비롯해 팀의 미래였던 십여 명의 유망주 계약이 무산됐다. 2014년 이후 4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실패했다. 현재도 미래도 불투명한 팀이었다.
하지만 애틀랜타는 더 좋은 팀으로 거듭났다. 신임 단장 알렉스 앤소폴로스 주도 아래 뛰어난 유망주들이 빅리그에 등장했다. 2018년 신인왕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를 중심으로 오지 알비스, 스완슨 등 어린 선수들이 라인업을 차지했다. 리빌딩 과정에서도 잔류시켰던 주포 프리먼이 타선의 중심을 지켜줬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로 각성한 프리드, 마이크 소로카, 이안 앤더슨 등 젊은 에이스들이 등장했다. 애틀랜타는 탄탄한 팀 전력을 바탕으로 2018년부터 4년 연속 지구 우승을 거두며 과거 왕조의 위세를 되찾았다.
정상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했다. 가을야구에서는 여전히 힘을 쓰지 못했다. 2018년 LA 다저스, 2019년 세인트루이스, 2020년 다시 다저스에 패하며 월드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19년 만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라 3승 1패를 선점했지만 내리 3연패를 당하며 다저스의 우승을 지켜보는 아픔도 겪었다.
올해는 달랐다. 정규시즌은 험난했지만, 가을야구에서 강호를 연달아 격파하며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애틀랜타는 올 시즌 지난해 홈런왕·타점왕이었던 마르셀 오즈나가 가정폭력 혐의로 이탈했고, 중심 타자 아쿠냐 주니어가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외야에 빈자리가 생겼지만, 트레이드로 에디 로사리오, 솔레어, 작 피더슨, 애덤 듀발 등을 수급해 빈자리를 채웠다.
최고의 선발진을 자랑하던 밀워키를 꺾고 챔피언십시리즈에 올라갔고, 다시 만난 디펜딩 챔피언 다저스를 4승 2패로 제압했다. 1999년 이후 22년 만에 올라간 WS 상대도 만만치 않았다. 5년 동안 WS에만 3번 올라왔던 강호 휴스턴이 기다렸다. 하지만 마운드와 타선 모두 애틀랜타의 기세가 한 수 위였다. 6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마침내 애틀랜타가 1995년 이후 26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