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지난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승제)에서 3-10으로 져, 시리즈 전적 1승 2패로 탈락했다. 기대했던 마운드가 버텨주지 못한 영향도 있지만, 우려했던 방망이가 터지지 않은 탓이 컸다.
LG의 중심타자는 김현수다. KBO리그 통산 타율은 0.319다. 지난해까지 3000타석 이상 소화한 선수 중 통산 타율 4위였다. 콘택트 능력이 뛰어나 '타격 기계'로 불린다.
그런데 포스트시즌(PS)에 돌입하면 달라졌다. 김현수는 두산 소속이던 2007년 가을야구를 처음 경험한 뒤 지난해까지 PS 통산 타율이 0.260에 그쳤다.
올 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산과 준PO 3경기에서 14타수 2안타(타율 0.143)로 부진했다. 장타는 한 개도 없었다. 볼넷도 없고, 삼진만 두 차례 당했다. 지난 7일 준PO 3차전에선 1회와 2회 연속 깊숙한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자 한참 발을 떼지 못한 채 그라운드에 우두커니 서 있었다.
김현수는 LG 유니폼을 입고 가을에 늘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는 2018년 9월 4일, 후반기 첫 경기를 뛰고 발목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이날까지 5위였던 LG는 이후 김현수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8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최근 3년간은 김현수가 팀을 가을야구 무대로 올려놓았지만 정작 PS에선 부진했다. LG 유니폼을 입고선 PS 타율 0.184(49타수 9안타)로, PS 통산 타율(0.254)에 한참 더 떨어진다.
LG는 마운드보다 타격이 약하다. 상대가 김현수를 집중 견제할 수밖에 없다. LG는 김현수가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길 원했지만 그런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김현수는 LG의 주장을 3년간 맡아 팀을 위해 헌신했다. 느슨한 플레이가 나오면 선수들을 다그치고, 팀 분위기가 처져 있을 때 앞장서 망가지는 역할도 자처했다. 신예 선수들은 "(김)현수 형이 한마디가 큰 조언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LG는 4년 전 미국 무대 생활을 접고 KBO리그 복귀를 택한 두산 출신 김현수와 4년 총 115억 원의 FA(자유계약선수) 계약했다. 1994년 이후 정상에 서지 못한 우승 숙원을 그가 풀어주길 기대했으나, 기다림의 시간을 계속됐다. LG는 3년 연속 준PO 무대에서 탈락했고, 김현수는 가을야구에서 부진했다.
그사이 김현수는 곧 개인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KBO는 한국시리즈가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은 선수를 공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