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보셨어요?" "요즘은 '마이 네임'이 핫하던데…"
최근 국산 오리지널 콘텐트가 전 세계적으로 흥행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전해지지만, 드라마나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사람들은 난처한 상황에 빠지곤 한다.
지인들과의 대화에 끼고 싶어도 내용을 몰라 공감은 못 하겠고, 막상 보려고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가입하려니 진득하게 챙겨볼 자신이 없다.
오래전 자리 잡은 넷플릭스에 더해 애플·디즈니까지 전용 서비스를 내놓으니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지난 5일 영상·음악·게임·도서 등 넘쳐나는 구독 서비스를 합리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앱 '벗츠'를 다운로드했다. 커피 한 잔도 되지 않는 가격에 프리미엄 OTT 서비스를 이용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벗츠는 동시접속이 가능한 구독 서비스 계정을 공유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서비스다. 넷플릭스를 예로 들면, 동시에 4명까지 볼 수 있는 '프리미엄'(월 1만4500원) 상품에 각자 3000~4000원을 지불해 보는 방식이다.
동시접속 인원이 각각 1명, 2명에 불과한 베이식(월 9500원)·스탠다드(월 1만2000원)보다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를 이용하고, UHD 고화질로 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OTT(넷플릭스·유튜브 프리미엄·웨이브·티빙 등)는 물론 음악(스포티파이·애플뮤직 등), 도서(밀리의서재·리디북스 등), 게임(스팀·PS4/PS5·엑스박스 등)까지 다양한 구독 서비스의 이용자를 모집할 수 있다. 각 모임은 '파티'라고 부른다.
네이버·카카오 계정과 연동할 수 있으며, 이름·닉네임·이메일 주소 등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한 뒤에 휴대전화 인증을 거치면 가입이 완료된다.
파티마다 참여 인원·서비스 이용일·비용이 다르며, 10%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파티 모집을 자주 하거나 누적 가입일이 길어져 신용등급(가입 시 9등급)이 올라가면 수수료는 낮아진다. 파티장은 수수료를 내지 않는다.
39일간 3510원에 넷플릭스를 볼 수 있는 5인 파티에 가입했다. 수수료 351원을 더해 총 3861원을 계좌로 이체했다. 신용카드 결제도 가능하다.
이체는 파티장이 아닌 벗츠 대표자 명의 계좌로 했다. 10분이 채 되지 않아 넷플릭스 아이디·비밀번호와 함께 파티 참여가 완료됐다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다. 모바일 넷플릭스 앱과 KT IPTV로 접속해 원하는 콘텐트를 시청했다.
각 파티에는 규칙이 있는데 대체로 동일하다. 넷플릭스의 경우, 1인 1프로필을 이용해야 하며, 여러 대의 기기를 동시에 사용하면 안 된다.
가격을 더 낮추기 위해 동시접속 4인 계정에 5인까지 모집하는 파티도 있는데, 이용자가 몰리면 접속이 힘들 수 있다.
화질 저하나 성인 인증 등에 문제가 발생하면 판매자(파티장)에 문의해야 한다. 24시간 안에 조치가 되지 않으면 환불이 진행된다. 구매자의 일방적 요구라면 환불이 불가할 수 있다.
이에 처음으로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1~2개월 단기 파티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벗츠는 이용자가 계약을 체결한 서비스의 내용이 재화 등의 품질 또는 기술적 사양의 변경 등의 사유로 바뀌면서 손해를 보면 배상한다고 약관에 명시했다.
사업의 포기·전환, 업체 통합 등에 따라 서비스를 중단해도 책임을 진다. 다만 파티장이 개인 거래를 유도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면 보상 및 책임을 지지 않는다.
OTT 업체 관계자는 "법적으로 구독 중개 서비스를 막을 수 없지만 권장하지 않는다. 다회선 정책은 가족·지인과 안전하게 공유하도록 마련한 것"이라며 "중고 거래 플랫폼에 올라오는 개별 건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