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25·페네르바체)의 파트너는 누구일까. 권경원(30·성남)과 박지수(27·김천 상무)가 중앙수비수 한 자리를 두고 경합한다.
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김민재와 김영권(31·감바 오사카)을 꾸준히 기용했다. 공격적인 수비를 하는 김민재의 자리를 노련한 김영권이 보완하는 형태라 안정감이 있었다. 드리블 능력이 있는 김민재와 롱킥이 좋은 장현수라 시너지 효과가 더 컸다.
그러나 11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22 카타르 월드컵 최종예선 아랍에미리트(UAE)전에는 둘의 조합을 볼 수 없다. 김영권이 가벼운 부상으로 소집되지 않았다. 17일 자정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이라크전도 불참한다.
김영권의 대체자원 후보는 세 명이다. 권경원, 박지수, 정승현(27·김천)이다. 셋 중 가장 유력한 선수는 권경원이다. '왼발잡이'이기 때문이다.
벤투 감독은 수비수들의 빌드업을 강조한다. 그래서 왼쪽 수비수와 센터백 중 왼쪽에 서는 선수는 왼발잡이를 주로 기용한다. 왼쪽 공간에선 상대 압박을 피하고, 돌아서서 빠르게 패스할 때 왼발잡이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영권 역시 왼발잡이다.
권경원도 발재간이 좋고 왼발을 잘 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뛴 적이 있어 미드필더나 공격수와 연계를 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상무 전역 이후 합류한 성남에서도 뛰어난 수비력을 선보였다. 전반기 내내 불안했던 성남 수비진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벤투 감독도 부임 이후 꾸준히 권경원을 뽑았다. 다만 김민재와 김영권에 밀려 좀처럼 경기를 뛰진 못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카타르와 평가전이 마지막 출전이다. 1년 가까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한만큼, 이번이 기회다.
강력한 경쟁자는 박지수다. 박지수는 권경원(16경기)에 비해 A매치(7경기) 출전수는 적다. 그러나 김민재가 빠졌던 한·일전에선 선발로 나섰고, 2차예선에서도 세 경기에 나왔다. 와일드카드로 나선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무난한 경기력을 보였다. 수원FC에선 연이은 핸드볼 논란으로 힘들어했지만, 군입대 후 김천의 리그2 우승에 기여했다.
피지컬 능력이 좋은 박지수는 '파이터형' 수비수 느낌이 강하다. 빠르고, 힘이 좋다. 하지만 발기술도 부족하지 않다. 김민재와 같은 오른발잡이지만 왼발도 곧잘 쓴다. 그래서 김영권 자리에 서는 게 가능하다. 점프력이 좋아 세트 피스 공격 옵션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김형일 JTBC 해설위원은 "둘은 공통점이 많다. 피지컬로 상대를 압도하고, 중국리그를 경험한 뒤 공간을 커버하는 능력이 좋아졌다. 벤투호에 꾸준히 발탁됐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일 위원은 변화보다 안정을 추구하는 벤투 감독의 성향을 짚었다. 김 위원은 "왼발잡이인 김영권의 빈 자리이기 때문에 권경원에게 똑같은 롤을 부여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이어 "중국 톈진에서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과 함께 하면서 권경원이 많이 발전했다. 성남에서 활약도 좋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