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에서 ‘악마의 에이전트’로 통하는 스캇 보라스가 선수단 전력에 지출을 아끼는 탱킹(tanking)팀들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해 뉴욕 양키스와 FA 계약을 맺은 게릿 콜(가운데)와 함께 선 스캇 보라스(오른쪽). 사진=게티이미지 보라스는 1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칼스바드에서 열린 MLB 단장 회의에 참석해 현지 언론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단장 회의에서는 트레이드는 물론 주요 에이전트들과 FA 선수 이적 논의도 물밑에서 활발하게 이뤄진다. 대형 선수들의 계약 대리인인 보라스 역시 이를 위해 회의장에 나타났다.
보라스는 이날 인터뷰에서 지출을 급격히 줄이고 드래프트 상위 순번을 노리는 탱킹팀을 향해 강하게 비난했다.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보라스는 “탱킹팀들은 썩은 달걀을 배달하는 부활절 토끼다”라면서 “이 팀들은 ‘지구 우승도 할 수 없고 포스트시즌도 나갈 수 없어 선택할 것이 탱킹 뿐이야’라고 말한다. 애틀랜타는 이런 팀들로부터 아주 적은 비용만으로 전력을 보강해 우승했다”라고 비판했다.
AP통신은 “시카고 컵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리빌딩을 통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두면서 다른 구단도 해체 작업을 벌이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까지 암흑기에 시달렸던 컵스는 암흑기 기간 모은 타자 유망주에 투수 FA와 트레이드를 통해 2015년부터 강팀으로 변신, 2016년에는 108년 만에 월드시리즈 우승을 거뒀다. 휴스턴 역시 지난 2014년까지 극단적인 탱킹 작업을 거쳐 2017년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했다. 두 팀의 성공 사례를 보고 많은 팀이 어중간한 전력을 유지하는 대신 최하위 경쟁을 벌이면서 MLB에서는 리그 전력 양극화가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다.
보라스는 “그들의 우승은 최하위를 향한 경쟁에 동기를 부여했다”며 “이제 시즌 때 MLB 팀 중 절반이 경쟁하지 않고, 선수들을 팔아넘기며 승리 외 목적으로 경기와 시즌을 치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도 보라스 사단 선수들은 이적 시장의 주요 매물로 인기를 끌 전망이다. 맥스 슈어저, 코리 시거, 마커스 시미언, 크리스 브라이언트 등 대형 선수들의 계약이 보라스의 손에서 결정된다. 보라스는 “브라이언트는 야구계의 숀 코네리다. 타선의 중심을 잡는 본드 같은 능력을 지녔다”며 “시거는 큰 무대에 익숙하다. 시미언은 중앙 내야를 지키는 진정한 지휘자”라고 치켜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