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란다는 1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KS 1차전에 앞선 불펜 피칭으로 30구를 소화했다. 지난 12일 첫 번째 불펜 피칭(33구)으로 컨디션을 체크했고 하루 휴식 후 다시 공을 잡아 최종 리허설을 마쳤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상 없다고 보고 들어왔다. 문제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미란다는 올 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4승 5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공동 1위, 평균자책점 1위에 올랐다. 특히 225탈삼진으로 최동원(당시 롯데)이 1984년 세운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3탈삼진)을 새로 썼다. 하지만 시즌 막판 어깨 통증을 이유로 결장했다. 10월 24일 잠실 LG전(4와 3분의 1이닝 2실점)이 공식전 마지막 등판. 시즌 아웃이 유력했지만, 두산이 KS 무대를 밟으면서 극적으로 등판이 성사됐다. 17일 열리는 KS 3차전 선발이 유력하다.
미란다는 "지금 팔 상태가 매우 좋다. 준비과정에서 치료를 잘 받으면서 컨디션을 유지했다"며 "(포스트시즌을 지켜보면서) 경쟁을 좋아하는데 그걸 할 수 없어서 상심이 컸다.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재활을 마쳤다"고 말했다.
미란다는 강견이다. 시즌 100구 이상 경기만 무려 19회. KS 무대에선 정규시즌만큼 이닝을 책임지는 게 쉽지 않다. 떨어진 경기 감각도 고려할 부분이다. 미란다는 "시즌 때처럼 100구 이상은 못 할 것 같다. 긴 시간 쉬었고 복귀하는 만큼 투수 코치와 상의해 투구 수를 정하고 그 안에서 최상의 경기력을 만들어내겠다. 내 몸이 견디는 만큼 최다 이닝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미란다는 가뭄에 내린 단비다. 두산은 와일드카드(WC) 결정전부터 준플레이오프(준PO), 플레이오프(PO)를 거쳐 7년 연속 KS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다. 그만큼 피로 누적이 크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워커 로켓은 팔꿈치 수술을 이유로 미국으로 출국, 전열에서 이탈했다. 미란다가 KS 한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게 두산으로선 큰 힘이다.
미란다는 "최근 3년 동안 (한국시리즈 같은 결승에) 3번을 갔었다. (일본 프로야구에서 뛴) 2018년과 19년에는 우승, 지난해에는 (대만 프로야구에서) 준우승했다. 올해 세 번째 (우승 반지를) 획득할 거라고 믿고 있다"고 굳은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