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의 팀 동료였던 로비 레이(30)가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AL) 최고의 투수가 됐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18일(한국시간) AL 사이영상 수상자로 레이, 내셔널리그(NL) 수상자로 코빈 번스(27·밀워키 브루어스)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사이영상은 미국야구기자협회(BBWAA)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레이는 1위 표 30개 중 29개(2위 표 1개)를 독식하며 총점 207점(2위 뉴욕 양키스 게릿 콜 123점)으로 압도적 득표로 수상했다. 팻 헨트겐(1996년), 로저 클레멘스(1997·1998년), 로이할러데이(2003년) 이후 다섯 번째로 사이영상을 받은 토론토 투수가 됐다.
지난해 토론토로 트레이드된 후 단년 계약으로 잔류했던 레이는 올 시즌 깜짝 활약을 펼치며 팀 에이스로 떠올랐다. 32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승 7패 평균자책점 2.84를 기록했다. 193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며 탈삼진 284개를 기록하고 탈삼진왕에 올랐다. 좋은 구위에도 불안한 제구력으로 친정팀 애리조나 시절 만년 유망주로 평가받았지만, 토론토 이적 후 공격적 투구를 펼치며 180도 달라졌다.
NL 사이영상에서는 밀워키 에이스 번스가 선정됐다. 번스는1위표 12장, 2위 표 14장 등을 받으며 151점을 득표했다. 2위 잭 휠러(필라델피아 필리스)와1위 표 득표는 같았지만, 휠러가2위 표를 단 9장만 득표하면서 순위가 갈렸다.
번스는 이번 시즌 소화 이닝은 적었지만 질 높은 투구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28경기에 등판해 167이닝에 그쳤지만, 11승 5패 평균자책점 2.43 234탈삼진을 기록했다. 167이닝은 단축시즌을 제외한 역대 선발투수 사이영상 수상자 중 최저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8년 블레이크스넬(당시 탬파베이 레이스)가 기록한 180과 3분의 2이닝이다. 1994년 데이빗 콘(당시 캔자스시티 로열스)이 170과 3분의 2이닝만 소화했고, 2020년 셰인 비버(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트레버 바우어(당시 신시내티 레즈)가 각각 77과 3분의 1이닝, 73이닝을 소화했으나 모두 단축시즌이었다.
팬그래프에서 측정한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이 7.5로 투수 전체 1위를 기록했다. 투타 겸업을 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 이은 MLB 전체 2위 기록이다. 투수는 매일 출장하는 타자보다 WAR을 쌓기 상대적으로 어렵다. 하지만 번스는 167이닝만 던지고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레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등 MVP급 타자들보다 좋은 WAR을 기록했다. 시즌 초 58탈삼진 무볼넷을 기록하는 등 완벽한 투구를 펼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