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위즈의 중심 타자 강백호가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에서 연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강백호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S 3차전에서 3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1볼넷에 그쳤다. 1·2차전에서 강백호는 불방망이로 팀 연승을 이끌었다. 5타수 5안타 3볼넷을 기록하며 한국시리즈 최다 연속 출루 타이기록인 8연속 출루(종전 2020년 김재호)를 달성했다. 반면 3차전에서는 1회 초부터 2루수 앞 병살타를 치는 등 좀처럼 안타를 쳐내지 못했다.
그러나 수비에서는 달랐다. 위기마다 호수비를 보여주며 1루 베이스를 막아서는 철벽으로 변신했다. 시리즈 내내 수비가 안정적이었다. 지난 15일 2차전에서는 2회 초 김인태의 안타성 타구를 앞에서 포구해 2루로 던져 병살타로 연결했다. 이어 7회 초 다시 한번 김인태의 타구를 포구해 1루를 밟고 2루로 던져 노련하게 리버스 병살타를 만들었다. 2차전 데일리 MVP를 수상한 2루수 박경수나 3루수 황재균 등 노련한 선배들에 묻혔지만, 숨겨진 수비 공신이었다.
호수비 행진은 3차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회 찾아온 첫 실점 위기를 수비로 막아냈다. 강백호는 2회 말 2사 1·2루 실점 위기 때 박세혁이 친 안타성 강습 타구를 정면에서 잡아냈다. 라인드라이브로 빠르게 날아가던 타구였지만, 바운드도 없이 타구 위치에서 대기하던 강백호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4회 말에도 다시 한번 아웃카운트를 벌어줬다.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있던 강승호가 밀어친 파울 타구가 1루 더그아웃 옆을 향했다. 안전 펜스 너머로 떨어지는 타구였지만, 강백호는 끝까지 쫓았다. 펜스 앞에 도착해 타구가 넘어가는 것을 확인한 강백호는 뛰어 팔을 뻗어 타구를 포구해 세 번째 아웃카운트로 바꿨다.
정규시즌과 180도 달라진 수비 집중력을 시리즈 내내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강백호지만, 수비에서는 달랐다. 실책 19개로 1루수 중 압도적 1위(2위 강진성 13개)였다. 반면 KS에서는 단단히 준비해왔다. 이강철 KT 감독도 3차전 경기 전 인터뷰에서 강백호에 대해 "본인도 수비에 대해 많이 생각한 듯하다. 수비 집중력이 좋아졌다”며 “수비 집중력이 타격으로도 연결되는 것 같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