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가 또 연봉킹? 샐러리캡이 변수



KBO리그의 샐러리캡 제도는 절대 넘으면 안 되는 하드캡이 아닌 상한선을 초과하면 사치세(부유세)를 내는 메이저리그(MLB) 방식의 소프트캡을 택했다. MLB는 1997년부터 샐러리캡을 도입, 올 시즌에는 2억1000만 달러(2494억원)를 상한액으로 정했다. 빅클럽인 뉴욕 양키스가 그동안 지불한 누적 사치세만 무려 3억 달러(3563억원)가 넘는다.

KBO리그에선 샐러리캡 1회 초과 시 초과분의 50% 벌금이 부과된다. 2회 연속 초과 시 초과분의 100% 벌금과 이듬해 1라운드 지명권 9단계 하락, 3회 연속 초과 시에는 초과분의 150% 벌금과 이듬해 1라운드 지명권 9단계 하락 제재를 받게 된다.

구단마다 고심이 깊은 건 FA 계약이다. 고액 연봉이 보장되는 FA 계약 특성상 샐러리캡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2017년 1월 롯데 자이언츠와 4년 최대 150억원 FA 계약을 한 이대호는 매년 연봉 25억원을 받았다. 이런 계약은 샐러리캡 체제에선 구단에 부담이 된다. 대형 FA 2~3명을 보유하면 그 선수들의 연봉만으로 상한액에 근접한다. 자칫 선수단 내 부익부 빈익빈이 심화할 수 있다.



그래서 올겨울 FA 계약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에 4년 계약을 한다면, 2022년 연봉을 높게 측정하고 향후 3년 연봉을 낮게 설정하면서 샐러리캡 상한액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2년이나 3년 계약도 마찬가지다. 구단으로선 샐러리캡에 여유가 생기면 다음 FA 시장에서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더 탄력적으로 선수단을 운영할 수 있다.

A 구단 단장은 “올겨울 FA 계약에선 2022년 연봉 비중이 커질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연봉 30~40억원짜리 선수가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B 구단 운영팀 관계자도 “연봉을 매년 균등하게 책정하는 게 아니라 2022년 연봉을 많이 주고 해마다 연봉이 줄어드는 구조로 샐러리캡 영향을 피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겨울 FA 시장에는 대어들이 쏟아진다. KBO는 22일 2022년 FA 자격 선수 명단(19명)을 공개했다. 최대어로 평가받는 외야수 나성범(32·NC 다이노스)은 벌써 6년 장기 계약설이 흘러나온다. 통산 홈런이 201개인 거포 김재환(33·두산 베어스)과 공·수·주를 갖춘 외야수 박건우(31·두산)를 비롯해 대형 계약이 기대되는 선수들이 꽤 많다. 시행을 앞둔 샐러리캡 변수가 더해지면 ‘연봉킹’의 주인공이 바뀔 수 있다.

 
샐러리캡
샐러리캡은 스포츠에서 공정 경쟁을 위해 선수단 연봉 총액을 제한하는 제도다. 상한액을 절대로 초과하면 안 되는 하드캡(hard cap)과 넘어설 경우 일정 부분 페널티를 받는 소프트캡(soft cap)으로 나뉜다. 한국 프로농구와 배구는 출범 때부터 샐러리캡 제도가 적용됐다. 남자 농구의 경우 올 시즌 25억원이 상한액이다. KBO리그는 2023년 샐러리캡이 도입되며 상한액 초과 횟수에 따라 제재를 받는 소프트캡이 적용된다. 예상되는 샐러리캡 상한액은 100억원 안팎이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당신이 좋아할 만한정보
AD
당신이 좋아할 만한뉴스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지금 뜨고 있는뉴스
오피니언
행사&비즈니스
HotPho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