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지난 14일 창원 LG전부터 21일 서울 삼성전까지 3연승을 질주했다. 서울 SK보다 0.5경기 차 앞선 리그 1위다. 시즌에 돌입하기 전 진행한 KBL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우승후보’를 묻는 질문에 10개 구단 감독 중 6표를 받았다. 두터운 전력 덕분이었다. 시즌에 돌입하니 KT는 예상과 같이 리그 선두권 싸움에 한창이다.
KT는 젊은 선수들로 주축을 이룬 팀이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3득점으로 팀 공격을 이끄는 포워드 양홍석은 올해 24살이다. 양홍석은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수비쪽에서는 서동철 KT 감독의 신임을 받는 박지원이 있다. 지난 시즌 데뷔한 박지원도 올해 23살이다. 성공적으로 데뷔 시즌을 보내고 있는 신인 센터 하윤기도 22살에 불과하다.
젊은 팀답게 패기 있는 모습으로 코트를 누빈다. 속공 상황에서 쉴 새 없이 상대팀 림을 향해 돌진한다. 상대 공격수를 향해 끈질긴 수비를 펼치거나 골 밑 몸싸움에서도 밀리지 않는다. 부상에서 복귀한 허훈이 가세해 KT 선수들은 코트에서 더욱 활기를 띠었다. 허훈도 올해 26살이다. 코트에서 열정 넘치는 모습을 보이는 이들에게 부족한 부분을 꼽으라면 ‘경험’이다.
이들의 단점은 베테랑들이 보완한다. KT는 패기로만 뭉친 팀이 아닌 노련함도 돋보이는 팀이다. 중심에는 베테랑 김동욱(30)과 김영환(37)이 있다. 특히 올 시즌부터 KT 유니폼을 입은 김동욱의 활약이 크다. 김동욱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외곽포를 터트려 팀 승리에 힘을 보탠다. 삼성 시절 평균 5득점에 머물렀지만 올 시즌에는 경기당 9.3득점을 기록 중이다. 3점 슛 성공률도 46.8%를 기록해 직전 시즌(43.9%)보다 상승했다. 김영환도 평균 7.5득점·2.3리바운드·1.8어시스트로 건재하다.
서동철 감독도 김동욱과 김영환에 대해 “공격적인 부분에서 허훈과 양홍석이 중심이 된다면 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해준다”며 “경기력에 상관없이 매 경기 출전 시간은 일정 부분 유지하려고 하고 있다. 지적할 부분만 간단하게 짚어주면 본인들이 알아서 해준다. 워낙 노련한 선수들이라 자신들이 무엇을 했고 안했는지 느낄 수 있는 선수들이다”라고 말했다. 허훈과 양홍석도 김동욱에 대해 “든든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KT는 지난 2010~11시즌 정규리그 우승 이후 정상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챔피언 결정전 우승 경험도 없다. 하지만 올 시즌은 다르다. 젊은 패기와 베테랑의 노련함이 더해진 KT에 올 시즌은 우승 적기라 할 수 있다. 서동철 감독도 “너무나도 많은 경기가 남았다. 매 경기 긴장하고 경기에 임한다. 순위에 신경을 쓰지 않고 차근차근하겠다는 마음”이라면서도 “지금과 같은 경기력을 유지하다 보면 순위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라고 은근한 자신감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