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KBO 자유계약선수(FA) 권리 행사 승인 신청이 24일 마감된다. 25일 FA 승인이 공시된 선수들은 26일 본격적으로 협상을 시작할 수 있다. 야구 관계자들은 "이번 FA 영입전은 '속전속결'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유가 있다. 일부 '대어급' FA 선수를 두고 일찌감치 구체적인 소문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 잔류한 내야수 허경민, 정수빈 등이 계약기간 6년 이상을 보장받은 것처럼 올해 스토브리그에서도 일부 선수가 다년 계약에 성공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산발 FA' 외야수 김재환과 박건우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올 시즌 외야수 FA 빅3 중 나성범은 "원 소속구단 NC 다이노스가 사활을 걸고 잡을 것"이라는 관측이 기정사실로 여겨지고 있어서다. FA 대박을 노릴 만한 나성범이 따로 국내 에이전트를 구하지 않고 올겨울을 맞은 점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김재환과 박건우는 다르다. 두산 입장에선 둘 다 필요한 선수지만, 두 명을 다 잡기엔 몸값이 부담스럽다. 이미 한화 이글스, SSG 랜더스, KIA 타이거즈 등 이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다른 구단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한 구단 관계자는 "두산이 이미 두 선수를 둘러싼 시장 상황을 파악하고 한쪽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미 세간의 예상보다 더 큰 금액을 책정하고 기다리는 구단도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도 "구단들끼리 경쟁이 붙으면 기대를 뛰어 넘는 더 큰 금액도 나올 것이다. 김재환과 박건우의 계약은 FA 시장이 열린 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이뤄질 것"이라며 "이번 겨울에는 팀별로 원하는 보강 포지션이나 보강 방향이 확실한 분위기다. 선수를 영입하거나 잔류시킬 의사가 있는 팀들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FA 선수들도 빠르게 요동칠 시장 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FA 등급제 덕에 보상조건 완화 혜택을 받은 선수가 일부 나와서다. 1순위 후보 영입에 실패했을 때, 대안이 될 만한 카드가 적지 않다.
유일한 투수 FA이자 올 시즌 국내 투수 평균자책점 1위인 삼성 라이온즈 백정현, 포수 FA 빅 3 중 한 명인 한화 이글스 최재훈 등도 그렇다. 처음 FA 자격을 얻는데도 B등급을 받았다. 이들과 계약한 구단이 삼성이나 한화에 보상선수로 내주지 않고 보호할 수 있는 선수 수가 20명에서 25명으로 늘어난 것이다.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도 나이가 35세라 FA C등급 커트라인을 통과했다. 홈런왕과 타점왕을 여러 차례 수상했던 박병호는 키움의 대표 프랜차이즈 스타지만, 올 시즌 성적은 예년에 비해 좋지 않았다. 구단 재정이 풍족하지 않은 키움과 몸값 협상에 난항을 겪을 수 있다. 보상선수가 없는 C등급은 한 줄기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