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가 3주 넘게 공석이었던 프런트 수장 자리를 채웠다. 구단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장정석 KBS N 스포츠 해설위원을 신임 단장으로 임명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데이터 기반의 선수 관리와 운영 능력이 탁월한 야구인이다. 프런트와 선수단의 화합과 소통에 중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했다.
장정석(48) KIA 신임 단장은 1996년 현대 유니콘스(현재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 주로 2004년까지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2002시즌부터 3년 동안 KIA 유니폼을 입기도 했다.
1군에서 뛴 8시즌 동안 타율 0.215 7홈런 75타점을 기록하며 평범한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장 단장의 야구 인생은 프런트로 변신한 2005년부터 꽃을 피웠다. 전력 분석원, 1군 매니저 등 여러 보직을 맡았다. 팀이 우리 히어로즈로 간판을 바꾼 후에도 자리를 지켰고, 2016년에는 운영팀장까지 역임했다.
현장에서 지휘봉도 잡았다. 2016년 10월, 염경엽 전 감독의 뒤를 히어로즈의 4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지도자 경험이 일천한 무명. 구단의 선택을 향해 비난이 쏟아졌다. 하지만 장정석 단장은 '데이터 야구'에 정통한 모습을 보이며 팀 전력을 탄탄하게 만들었다. 2019시즌에는 히어로즈를 5년 만에 한국시리즈(KS)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19시즌 종료 후 재계약에 실패했다. 감독 선임에 구단 고위 인사가 개입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장정석 단장은 논란에 함구했다. 그리고 2020년부터 해설위원으로 새 출발 했다. 차분한 어조와 해박한 야구 지식, 풍부한 현장 경험을 해설에 녹아냈다.
장정석 단장은 2년 만에 현장으로 돌아왔다. 선수·프런트·현장 그리고 해설위원까지 경험한 장 단장의 행보가 최준영 KIA 야구단 대표이사를 사로잡은 모양새다. 저명한 야구인들이 KIA 단장 선임 면접을 본 것으로 알려졌지만, KIA는 이름값 대신 비전을 주시했다.
이미 야구계는 해설위원 출신 단장이 많다. 차명석 LG 트윈스 단장, 정민철 한화 이글스 단장이 대표적이다. 성민규 롯데 자이언츠 단장도 잠시 마이크를 잡은 경험이 았다.
양상문 현 스포티비 해설위원도 LG 감독과 단장을 맡기 전 해설위원을 맡았다. 그는 "아무래도 한발 뒤로 물러나서 3자 입장으로 각 팀을 바라보며 운영과 육성 모두 이전과 다른 시각을 갖게 됐다"라고 했다.
야구단과는 다른 조직 문화를 경험하며 시야가 넓어졌다고 말하는 해설위원 출신 단장도 있다. 야구단 현안도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 이전보다 유연해진 사고로 접근할 수 있다.
KIA는 프랜차이스 스타 양현종과 재계약 협상을 앞두고 있다. 외야수 자유계약선수(FA) 영입도 염두에 두고 있다. 신임 단장의 어깨가 무겁다. 멈춰있던 KIA의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장 단장의 행보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