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퓨처스리그 홈런왕을 수상하러 가는 발걸음이 마냥 가볍지는 않았다. LG 트윈스 이재원(22)은 "(2군) 타이틀을 획득했다. 내년에는 1군 무대에서 똑같이 이 상(홈런왕)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재원은 2군 홈런왕이다. 남부리그와 북부리그를 통틀어 가장 많은 홈런을 쳤다. 지난해 북부리그 13홈런(244타석, 61경기)을 기록했고, 올 시즌엔 더 많은 16홈런(226타석, 59경기)을 쳤다. 타석과 경기 수는 전년보다 적었지만, 홈런은 늘었다. 북부리그 홈런 2위 김민혁(250타석 9홈런, 두산 베어스)을 압도하는 장타 생산력을 자랑했다. 그는 "매 순간 절실했다"라고 표현했다.
2018년 LG 2차 2라운드 17순위로 입단한 이재원은 힘이 좋다. 서울고 시절 강백호(KT 위즈)와 함께 3~4번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그리고 2년 연속 홈런왕을 차지, 퓨처스리그 무대를 평정했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올 시즌 1군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7월 초 1군에 콜업돼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남았다. 7월 초 1군행을 전달 받고 꿈에서 홈런의 감격을 누렸을 정도로 간절하게 뛴 이재원은 8월 11일 SSG 랜더스와 홈 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도 뽑았다. 올해 62경기에서 타율 0.247·5홈런·17타점을 기록했다. 1군 무대에 데뷔한 지난해 타율 0.050(20타수 1안타)의 아쉬움을 떨쳤다. 이재원은 "지난해엔 1군 활약이 없었는데 올해는 내 이름을 조금이라도 알릴 수 있었다. 그래서 퓨처스리그 시상식 발걸음도 좀 더 가벼웠다"라고 웃었다.
아쉬움은 여전히 남아있다. 그는 "내가 원했던 모습을 다 보여드리진 못했다. 찬스에서 자꾸 힘이 들어간 채 헛스윙 했다"면서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찬스에서 힘 빼고 타격하자'거 깨달았다"라고 전했다.
또한 8월 타율 0.340을 기록한 이재원은 9월 이후 타율 0.200으로 성적이 떨어졌다. 그는 "더 잘하려고 욕심을 냈던 게 안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했다. 또 변화구 약점에 대해서도 "결과가 안 나왔을 뿐 자신 있다. 내년에는 변화구 승부에 더 좋은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재원은 언젠가 1군 홈런왕에 오르는 모습을 기대한다. 그는 "이제는 2군 수식어 때고 (1군) 홈런왕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두각을 나타내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