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새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 사진=KT 제공 KT 위즈는 '스위치 히터'에 좋은 기억이 있다. 2017~2020시즌 소속 선수로 뛰며 최우수선수(MVP·2020시즌)까지 차지한 멜 로하스 주니어 얘기다.
로하스는 2017~18시즌 오른손 투수보다 왼손 투수에게 약했다. 하지만 김강 타격 코치와 함께 타격 스탠스를 교정했고, 2019시즌부터 기복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후 리그 최고 타자로 올라섰다. KT 타선도 좌·우 타자 밸런스가 좋아졌다.
KT는 다시 한번 스위치 히터를 선택했다. 1일 새 외국인 선수로 외야 자원 헨리 라모스(30) 영입을 발표했다. 연봉 75만 달러, 인센티브 25만 달러다. 새 외국인 선수 상한액(100만 달러)을 꽉 채웠다.
라모스는 2010년 메이저리그(MLB)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에 지명됐고, 올 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으로 빅리그에 데뷔했다. MLB에서는 18경기에 출전, 타율 0.200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91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2 장타율 0.431 80홈런 443타점을 남겼다. 투수 유형도 가리지 않는 편이다. 2019·2021시즌 마이너리그에서 좌투수 상대 타율 0.320, 우투수 상대로는 0.310을 기록했다.
라모스는 입단 11년 만에 빅리그를 밟았다. 이숭용 KT 단장은 "홈런보다는 직선타 생산 능력이 좋은 타자다. 선구안도 좋은 편이다. 발이 빠른 편이라서 그라운드에서 에너지 있는 모습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KT는 2021시즌 외국인 타자 덕을 보지 못했다. 오프시즌 영입한 조일로 알몬테는 전반기도 마치기 전에 퇴출당했다. 타격 성적(타율 0.271·7홈런)은 평범했고, 수비력은 형편 없었다. 대체 선수로 영입한 제라드 호잉은 타율(0.239)이 저조했다.
KT는 2021시즌 팀 홈런(106개) 7위였다. 장타력 보강을 위해 외국인 타자는 거포를 영입할 것으로 보였지만, 중·장거리형을 선택했다. 의미하는 바가 있다. 홈런을 많이 쳐주지 못해도, 작전 수행이나 수비력이 좋은 타자가 팀에 더 어울린다고 판단했다. 이숭용 단장은 "일단 수비력이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2021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한 KT가 두 번째 정상 등극을 향해 내디딘 첫발이다. 라모스가 최소한 알몬테, 호잉보다는 공·수 밸런스가 좋은 선수라는 확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