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10대 사령탑에 오른 김종국 신임 감독.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선수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
'명가 재건' 중책을 맡은 김종국(48) 신임 KIA 타이거즈 감독의 취임 일성이다. 김 감독은 "야구는 선수가 한다. 감독은 책임을 지는 자리다. 자신의 능력과 장점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게 지도자의 역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KIA는 5일 "김종국 수석코치를 구단 10대 감독으로 선임했다. 타이거즈 '원클럽맨'으로서 누구보다 팀과 선수를 잘 알고 있다는 점과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뛰어난 선수단 장악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라고 전했다. 계약 기간은 3년, 계약금 3억원, 연봉은 2억 5000만원이다.
김종국 신임 감독은 1996년 1차 지명으로 해태(현재 KIA)에 입단, 14시즌(1996~2009) 동안 타이거즈맨으로 뛰었다. 선수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2루수였다. 2002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200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진출에 기여했다. 2011년부터는 지도자로 변신, 지난 11시즌 동안 KIA 작전·주루·수석 코치를 역임했다. 국가대표팀에도 여러 차례 승선했다.
KIA는 2021 정규시즌에서 9위(58승 10무 76패)에 그쳤다. 최근 3시즌(2019~21)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달 1일 계약 기간이 남은 맷 윌리엄스 코치와 결별했고, 이화원 대표이사와 조계현 단장도 물러났다.
KIA는 최재영 신임 대표이사 주도 아래 새 사령탑 선임에 돌입했다. 감독 없이 마무리캠프를 치러야 했지만, 팀 재건을 위해 신중하게 접근했다. 선택은 내부 승격. 준비된 감독감이자 팀을 가장 잘 아는 지도자에게 새 선장을 맡겼다.
수석코치 시절 김종국 감독이 간판 타자 최형우를 독려하는 모습. 사진=KIA 타이거즈
김종국 신인 감독은 선임 발표 후 일간스포츠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 팀에서 오랜 시간 동안 선수와 지도자로 뛰었다. 막상 이 자리에 오니까 어깨가 무거워진다. 최근 팀 성적이 좋은 편은 아니었다. 명가 재건이라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기쁘고 영광스러우면서도 책임감이 커지더라"라며 부임 소감을 전했다.
KIA가 윌리엄스 감독과 결별한 직후부터 내부 승격설이 나왔다. 김종국 감독은 이에 대해 "최재영 대표님이 팀 내부 상황에 대해 여러 가지를 묻긴 했지만, 감독 선임에 관한 말은 없었다. 인터뷰는 2일 진행했고, 결정됐다는 소식은 4일 들었다"라고 전했다.
꽤 많은 야구인이 KIA 감독 선임 인터뷰에 임했다. 김종국 감독은 "구단은 새 사령탑에게 팀 개편을 맡기려 했다. 나는 팀과 선수의 장·단점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런 점이 어필된 것 같다"라고 전했다.
KIA는 장기적 관점에서 팀 재건을 노렸고, 감독 경험이 없는 지도자에게 3년을 보장했다.
김종국 감독은 "'책임감을 가져달라'는 메시지로 이해했다. 그 의미를 잘 알고 있다. 타이거즈는 KBO리그 구단 중 우승을 가장 많이 해낸 팀이다. 당연히 '윈 나우'도 추구해야 한다. 나도 재임 기간 내 모두가 바라는 성과를 내기 위해 준비를 했다. 그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종국 감독은 선수 시절 도루왕(50개·2002시즌)을 해냈다. 지도자로도 작전과 주루 파트를 맡았다. KIA가 2022시즌 '기동력 야구', '스피드 야구'를 보여줄지 주목된다. 김 감독도 "장타력이 강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야구가 필요하다. 선수와 내 강점을 모두 살리겠다"라고 강조했다.
1차 목표는 2022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을 내세웠다. 김 감독은 "재임하는 동안 꾸준히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 상대하기 껄끄러운 팀을 만들고 싶다"라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