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는 28일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로 이겼다. 이날 승리로 11월 21일 KGC전 이후 10연승을 질주했다. 팀 역대 최다 연승이자 현대건설(12연승)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긴 연승이다. 여자배구 최다 연승(GS칼텍스, 14연승)에도 도전할 기세다.
도로공사는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감독들이 지목한 우승후보였지만 1라운드를 4위로 마쳤다. 하지만 2라운드 중반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정규시즌 반환점을 2위(12승 4패·승점 39)로 돌았다. 1위 현대건설(17승 1패·승점 51)과는 격차가 있지만, 유일하게 현대건설을 이긴 팀이 도로공사다.
지난 시즌 도로공사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급격히 페이스가 떨어져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다. 선수 평균연령이 높고,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 뼈아팠다. 팀을 진단한 김종민 감독은 벤치 멤버 강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가장 먼저 현대건설 출신으로 실업리그 수원시청에서 뛰던 레프트 이예림을 영입했다. "한 달 동안 고민했다"는 이예림은 김 감독의 설득에 프로행 재도전을 선택했다. 이어 드래프트에서도 실업리그 출신 세터 이윤정을 2라운드에서 지목했다.
성공적이었다. 리시브가 좋은 이예림은 박정아가 잘 풀리지 않을 때마다 투입돼 팀을 안정시켰다. 이고은의 백업세터로 출발한 이윤정은 최근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이윤정이 선발 출전한 10경기에서 모두 이겼다. 도로공사 관계자가 "이윤정이 제일 예뻐보인다"고 할 정도다.
최근엔 이윤정이 흔들릴 때마다 이고은이 들어가 힘을 보탰다. 이고은은 오픈 토스와 블로킹이 이윤정보다 낫다. 둘의 건강한 경쟁 속에 팀도 강해졌다. 김종민 감독은 "윤정이가 요즘 생각이 많아졌다. 고은이가 들어가면 차이가 생긴다. 상대에 따라 변화를 주려고 한다"고 했다.
레프트진도 두터워졌다. 전새얀의 활용도가 높아진 덕분이다. 수비와 서브가 좋은 문정원, 공격과 블로킹이 좋은 전새얀의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 올 시즌 급성장한 전새얀은 "정원 언니는 언니대로, 나는 나대로 강점이 있다. 그래서 팀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은퇴 후 복귀한 미들블로커 하유정도 정대영이 부상으로 빠졌던 16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톡톡히 역할을 했다. 지난 시즌 서브득점 2개였던 원포인트서버 우수민은 벌써 4개를 기록했다. '팀 도로공사'의 힘은 확실히 업그레이드됐다.
여자부는 페퍼저축은행의 창단으로 정규시즌 경기수가 6경기 늘었다. 경기 간격이 짧아져 모든 팀이 체력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도로공사는 백업 선수들의 활약 덕택에 도움을 받고 있다. 리베로 임명옥은 "저희 팀 체력을 많이 걱정하시는데 아무도 힘들다고 하지 않는다. 계속 이기다 보니 힘든 줄도 모르겠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