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이 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최고타자상을 수상한 키움 이정후가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특별취재반/ 2021.12.08/ 박병호(35·KT 위즈) 이적이 이정후(23·키움 히어로즈) 연봉에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까.
이정후는 올 시즌 키움 선수단 내 연봉 고과 1위가 유력하다.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 7홈런 84타점을 기록했다. 장타율(0.522)과 출루율(0.438)을 합한 OPS가 0.960으로 커리어 하이였다. 데뷔 첫 타격왕(0.360)에 올랐고 4년 연속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자타공인 리그 최고 타자로 거침없는 1년을 보냈다.
그의 연봉은 KBO리그 5년 차 최고인 5억5000만원이었다. 이미 8년 차 최고 연봉인 2019년 나성범(당시 NC 다이노스)의 5억5000만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연봉을 월반했다. 6년 차인 내년 연봉으로 9년 차 최고 연봉인 2015년 장원삼(당시 삼성 라이온즈)의 7억5000만원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최소 2억원 이상이 인상돼야 가능한데 워낙 고액 연봉자인 만큼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다.
그런데 12월 29일 변수가 하나 발생했다. 팀의 간판이던 박병호가 KT로 FA(자유계약선수) 이적을 선택한 것이다. 팀 내 최고 연봉(15억원)을 받던 박병호의 이탈로 구단 지출이 확 줄어들었다. 키움은 올해 신인과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선수단 총연봉이 62억4400만원(평균 1억1563만원)이었다. 이 중 박병호 연봉은 총연봉의 24% 정도를 차지했다. 박병호 이적에 따라 KT로부터 보상금 22억5000만원을 받을 예정이어서 여러모로 구단 운영에 숨통이 트였다.
하지만 팀의 상징을 뺏기면서 "돈을 쓰지 않는 구단"이라는 이미지가 다시 각인됐다. 최근 몇 년 동안 내부 FA 유출이 반복되면서 팬들의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랐다. 구단 안팎에선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라도 선수단 연봉에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내부 연봉 협상마저 잡음이 발생하면 구단으로 향하는 비판의 목소리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박병호의 이적 보상금 일부를 선수단 연봉에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이정후나 이용규처럼 연봉 인상이 확실한 선수들에게는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팀의 새로운 간판인 이정후에게 계획보다 좀 더 많은 연봉이 책정될 여지가 충분하다.
이정후의 연봉은 프로야구 역사다. 그는 2018년 1억1000만원으로 리그 2년 차 최고연봉 기록을 세웠다. 3년 차와 4년 차이던 2019년과 2020년에도 각각 2억3000만원과 3억9000만원으로 해당 연차 최고연봉 타이틀을 가져갔다. 2년 차 최고연봉은 후배들에게 깨졌지만 3~5년 차 기록은 모두 그의 차지다. 6년 차 최고연봉을 일찌감치 예약한 가운데 어느 정도 인상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