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화이트는 지난달 31일 99세를 일기로 자택에서 사망했다. 1922년 1월 17일 미국 일리노이주에서 태어난 화이트는 1930년대 후반 라디오와 텔레비전을 통해 데뷔한 뒤 80여년간 현역으로 활동했다. 대표작은 1970년대 시트콤 ‘더 메리 타일러 무어 쇼’와 노년 여성 4명의 이야기를 다룬 1980년대 ‘더 골든 걸즈’ 등이다.
로이터 통신은 화이트가 젊은 층이 주도하는 연예계에서는 이례적으로 60대에 스타였고, 80∼90대에도 활약했다면서 “자신의 성생활에 대해 농담하는 등 자신을 스스로 웃음 소재로 쓰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화이트는 2010년 AP의 ‘올해의 엔터테이너’로 선정됐고, 2011년 로이터 통신 등이 실시한 조사에서 호감도 86%로 미국 내 가장 인기 있고 신뢰받는 유명인사에 올랐다.
화이트는 온라인상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88세이던 2010년 유명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에 최고령 호스트로 출연했고, 2019년에는 ‘토이스토리 4’의 성우도 맡았다. 생전 5차례 프라임타임 에미상을 받았고, 2018년 참석한 에미상 시상식 때는 “내가 아직 이 업계에 있고 여러분이 나를 받아들이고 있다니 놀랍다”고 소감을 밝혔다.
2012년 화이트의 90세 생일은 NBC가 방송할 정도로 국가적 이벤트였다는 게 AP통신의 설명이다.
화이트는 생전 인터뷰에서 “젊어지려 하지 말라. 그냥 마음을 열고 사안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밖에 여성으로서는 선구적으로 1950년대 시트콤 ‘라이프 위드 엘리자베스’를 제작·출연했고, 동물 권익 신장을 위한 활동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화이트는 미국의 (여러) 세대들에 미소를 가져다줬다”면서 “몹시도 그리워질 문화적 아이콘”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부인 질 바이든 여사도 “우리는 화이트를 사랑했다”고 했다.
화이트는 제2차 세계대전 기간 미군 지원 업무를 한 바 있으며, 미 육군도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스크린 안팎에서 진정한 레전드였다”고 밝혔다.
화이트의 100세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던 영화는 예정대로 미국 내 900여 개 극장에서 다음 달 17일 상영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