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KB 박지수. [사진 WKBL] ‘국보센터’ 박지수(24·1m96㎝)가 개인 한 시즌 최다 트리플 더블 기록 경신을 노린다.
여자프로농구 청주 KB는 지난 2일 청주체육관에서 끝난 부천 하나원큐와 2021~22시즌 정규리그 4라운드 홈경기에서 90-69로 이겼다. 후반기 첫 경기에서 승리한 KB는 시즌 9연승을 질주하며 18승 1패를 기록했다. 시즌 11경기를 남겨놓고 우승까지 매직넘버 7을 만들었다. 반면 하나원큐는 3승 15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승리 주역은 박지수다. 그는 이날 경기서 33분 49초 동안 코트를 누비며 28점, 14리바운드, 1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개인 통산 다섯 번째 트리플 더블 기록이었다. 이로써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기록을 만들겠다”는 박지수의 목표는 더욱 가까워졌다. 현재 박지수는 정선민(13회) 여자농구 대표팀 감독과 신정자(은퇴·8회)의 트리플 더블 기록에 도전한다.
올 시즌 두 번째 트리플 더블 기록이다. 박지수는 지난달 20일 부산 BNK와 경기 종료 직전 심성영의 득점을 어시스트해 올 시즌 첫 번째 트리플 더블을 완성했다. 하나원큐와 경기에서는 전반에만 17점, 7리바운드, 7어시스트로 일찌감치 트리플 더블 가능성을 높였다. 이어 4쿼터 종료 8분 6초 전 염윤아의 득점을 도우며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박지수는 개인 한 시즌 최다 트리플 더블 기록을 넘본다. 그는 지난 2018~19시즌에 트리플 더블을 2번 달성했다. 올 시즌 기록과 타이다. 관건은 어시스트다. 득점과 리바운드는 박지수 홀로 활약을 펼치면 올릴 수 있는 기록이지만, 어시스트는 다르다. 박지수의 패스를 받은 동료가 득점에 성공해야 한다.
박지수에게 운이 좋게도 KB는 공격 방법이 다양하다. 어느 위치에서든 득점을 터뜨릴 수 있는 공격 자원이 넘친다. 올 시즌을 앞두고 ‘국가대표 슈터’ 강이슬을 영입했고, 포워드 김민정의 성장세도 돋보인다. 가드 듀오인 허예은과 심성영도 득점력이 있다. 박지수는 올 시즌 경기당 5.2어시스트로 개인 커리어 하이다.
한껏 경기력이 여유로워진 박지수다. 그는 미국 여자프로농구(WNBA) 일정 소화 탓에 개막 일주일 전에야 팀 훈련에 합류했다. 감독도 바뀌었다. 그 또한 여러 가지 상황 탓에 시즌 초반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시즌을 치를수록 동료들과 손·발이 잘 맞기 시작했다. 최근 9경기 경기당 평균 득점은 22.9점에 달한다.
마음의 여유가 생긴 덕분이다. 박지수는 “이전에는 기록에 신경을 쓰면 경기력이 잘 나오지 않았다. 오히려 무득점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제는 여유가 조금 생겼다. (경기 중에) 기록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될 만큼 성장을 한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박지수의 경기력에 김완수 KB 감독의 얼굴에 웃음꽃이 잔뜩 폈다. 김 감독은 2일 경기 후 박지수에 대해 아낌없는 칭찬을 보냈다. 그는 “박지수 같은 국보센터를 보유하고 팀을 운영하는 건 복 받은 거다”라며 “박지수가 있어서 확실히 편한 게 있다. 전술을 생각할 때도 경우의 수가 배 이상 나온다”고 말했다.
KB 감독을 맡았던 안덕수 해설위원은 “경험이 쌓일수록 성장을 거듭한 박지수의 위력이 더 강해지고 있다”며 “트리플 더블 기록 경신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본다. 강이슬 영입이 효과적이고 김민정도 공간을 잘 파고든다. 동료들이 박지수의 도움을 득점으로 잘 연결한다면 기록을 새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998년생인 박지수는 ‘호랑이띠’다. 임인년 호랑이해를 맞아 어느 시즌보다 각오가 남다르다. 그는 시즌 목표를 전승 우승과 최우수선수(MVP) 선정을 꼽았다. 기록을 쌓다 보면 승리와 MVP가 따라올 것이라는 자신감이 가득 찼다. 마침 새해 첫 경기부터 트리플 더블을 기록해 개인 한 시즌 최다 기록 경신을 눈앞에 둔 박지수는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