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첫 방송된 tvN 새 월화극 '고스트 닥터'에서 김범은 흉부외과 신입 레지던트 고승탁 역으로 분했다. 특유의 디테일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승탁의 엉뚱 발랄함에 점점 매료되게 만들었다.
먼저 김범(승탁)은 심상치 않은 첫 등장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은상대학교 병원의 컨퍼런스 룸 한편에서 낮잠을 자던 그는 캐주얼한 차림으로 하품을 하며 나왔다. 이때 정지훈(차영민)을 비롯한 의사들의 이목이 집중되자 김범은 정지훈에게 다가가 "차영민 교수님이시죠?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우리 병원 최고의 써전이시라고"라고 방긋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화려한 언변으로 정지훈의 신경을 건드리던 그는 자신이 오늘부로 함께 하게 된 레지던트라고 소개해 의사들을 벙찌게 했다.
그런가 하면 김범이 의사가 된 이유 또한 비범했다. 그는 인턴 면접 때 왜 의사가 됐냐는 질문에 "할아버지가 시키시니까, 엄마가 시켜서요"라고 해맑게 답했다. 하지만 실전 수술에서는 간단한 처치조차 망설이는 김범과 더불어 그의 과거 사연이 밝혀졌다. 학부생 시절 해부학 실습을 하던 중 해부용 시신에 손도 대지 못하고 나가버렸던 것. 이때 초조함이 느껴지는 김범의 표정은 그가 수술을 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끌어올렸다.
이후 응급실 콜 당직이 된 김범에게 막중한 수술의 기회가 주어졌다. 그는 응급실에서 사고를 당해 환자로 들어온 정지훈을 보고 굳어버렸지만, 이내 정지훈을 능숙하게 조치하면서 곧바로 수술실로 가자고 했다. 상태가 악화된 정지훈을 보다 못한 그는 직접 수술하기로 결심했으나 쉽사리 메스를 대지 못했고, 그때 정지훈 고스트가 김범의 손을 잡자 그대로 빙의되어 놀라움을 안겼다. 이렇게 완전히 달라진 얼굴의 그가 어떻게 수술을 진행할지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김범은 70분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활약,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을 부르며 극의 몰입도를 상승시켰다. 그는 무해한 미소와 밝은 목소리로 천방지축한 현재의 승탁을 그려낸 반면, 떨리는 동공으로 과거의 승탁이 지닌 불안함을 표현해 인물의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지게 했다. 김범은 승탁이 빙의되던 순간 180도 달라진 눈빛을 드러내 극적인 변화를 선보였다. 이처럼 '고스트 닥터'의 시작을 흥미진진하게 만든 김범이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펼쳐 나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