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 동안 선발 투수로 테스트를 받게 될 베테랑 불펜 장필준. IS 포토 베테랑 불펜 장필준(34·삼성 라이온즈)이 '선발' 테스트를 받는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최근 일간스포츠와 통화에서 5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장필준을 꼽았다. 삼성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5선발 최채흥이 상무 야구단에 합격, 군 복무에 들어갔다. 최채흥은 최근 2년 동안 16승을 기록한 왼손 선발. 2020시즌에는 리그 토종 선발 중 평균자책점 1위(3.58)에 오르기도 했다. 삼성으로선 대체 5선발을 발탁해야 하는데 장필준이 후보인 것 자체가 의외일 수 있다.
마이너리그 유턴파인 장필준은 2015년 KBO리그에 데뷔했다. 지난 시즌까지 1군 통산 308경기를 소화했는데 이 중 98.7%인 304경기에서 불펜으로 마운드를 밟았다. 선발로 등판한 건 2015년과 2016년 각각 1경기. 2020년 2경기가 전부다. 2020년 10월 1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이 마지막 선발 등판. 선발로 나섰을 때 결과가 좋았던 것도 아니다. 통산 선발 평균자책점이 6.32(불펜 4.93)이다.
하지만 허삼영 감독은 다른 부분을 봤다. 허삼영 감독은 "선발로 던질 때 (불펜보다) 조금 더 여유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중간보다 선발 쪽에 무게감이 더 실릴 것 같다"고 말했다.
장필준의 선발 테스트는 궁여지책에 가깝다. 장필준은 최근 두 시즌 평균자책점이 6.50으로 높다. 지난해에는 41경기 불펜으로 등판, 평균자책점 7.27을 기록했다.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을 던지지만 문제는 제구였다. 9이닝당 볼넷이 무려 7.01개. 이닝당 투구 수(20.9개)와 9이닝당 피안타(11.91개) 모두 많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IRS(Inherited Runner Scored Percentage·기출루자 득점허용률)마저 54.5%로 높았다. 승계 주자 실점을 계속 허용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그 결과 9월 22일 등판을 끝으로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 두산 베어스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도 제외됐다. 그를 선발로 기용하겠다는 건 불펜 활용도를 줄이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장필준 이외 대안이 없는 건 아니다. 2020년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에 뽑힌 왼손 투수 허윤동, 같은 해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오른손 투수 황동재 등이 5선발 후보다. 두 선수 모두 지난해 2군(퓨처스리그)에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밖에 이재희, 이승민도 5선발 테스트를 받는다. 데이비드 뷰캐넌-앨버트 수아레즈-원태인-백정현까지 4선발이 워낙 탄탄한 만큼 5선발 한자리를 놓고 스프링캠프 기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허삼영 감독은 "(대체 5선발을 두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 (시즌이) 시작할 때 잘 맞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