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OVO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전광인(31)은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하자마자 주장 완장을 찼다.
현대캐피탈에는 문성민과 최민호, 박상하 등 주장 경험을 갖춘 선수들이 꽤 있다. 하지만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이전부터 전광인의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그래서 시즌 도중 합류한 전광인에게 새롭게 주장 임무를 맡기기로 했다. 그가 군 복무를 하는 동안 리빌딩을 통해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이 바뀐 터라 분위기를 잘 이끌어달라는 의미였다. 전광인의 팀 내 위상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4일 한국전력과의 2021~22 도드람 V리그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이번 시즌 한국전력과의 네 차례 맞대결에서 처음으로 승리했다. 전 구단 상대 승리도 완성했다. 전광인은 이 경기에서 허수봉(24점)에 이어 팀 내 두 번째로 많은 19점을 뽑았다. 공격 성공률도 60.00%로 높았다. 블로킹과 서브에이스도 각 2개씩 기록했다. 최태웅 감독은 "전광인이 팀에 돌아와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다"고 반겼다.
전광인은 공·수를 모두 갖춘 레프트 공격수다. 팀 복귀 후 세 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경기당 평균 12점씩 올렸다. 성공률은 57.45%다. 표본은 적지만 특히 리시브 효율은 54.64%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총 97차례 리시브를 시도해 55차례 정확하게 걷어 올렸고, 겨우 두 차례 실패했다.
사진=KOVO 전광인 합류는 팀에 시너지 효과를 불러온다. 그가 리시브에 가담해 효율적으로 받아주면, 허수봉이 부담을 줄여 공격에 더 집중할 수 있다. 신예 세터 김명관은 전광인의 복귀로 속공 시도가 늘어나는 등 보다 다양한 볼 배급을 선보이고 있다. 전광인은 팀이 흔들릴 때 코트 안에서 계속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까지 맡는다. 전광인의 합류로 현대캐피탈의 공·수 전력 및 밸런스가 더 좋아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현대캐피탈은 전광인의 복귀 후 2승 1패를 기록하고 있다.
주장 전광인의 어깨는 무겁다. 군 복무로 빠진 사이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 창단 이후 최악의 성적(6위)에 머물렀다. 전광인은 코로나19 여파로 쓰지 못한 휴가를 한꺼번에 사용, 12월 초부터 팀 훈련에 참여해 코트 적응력을 높였다. 공격력이나 몸놀림은 더 좋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치고 올라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배구를 다져야 한다. 선수들 사이에서 좋은 합이 나왔을 때 많이 승리할 거로 생각한다"고 각오를 전했다.
이달 중순 펠리페 안톤 반데로의 가세하면서 현대캐피탈은 후반기 돌풍의 팀으로 손꼽힌다. 벌써 V리그에서만 5번째 유니폼을 입는 펠리페는 늘 수준급 활약을 펼쳤다. 현대캐피탈은 오는 8일 선두 싸움 중인 KB손해보험과 맞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