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하반기 출시를 예상했던 '갤럭시S21 FE(팬에디션)'(이하 갤S21 FE)이 드디어 글로벌 시장에 나왔다. 국내 출시는 미정이지만,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국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친다. 특히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국에서 재기의 불씨를 피울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11일 중국 공식 홈페이지 등에서 갤S21 FE의 판매를 시작했다. 8GB 램·128GB 저장소와 8GB 램·256GB 저장소 두 버전으로 나왔으며, 가격은 각각 4599위안(약 86만원), 4999위안(약 94만원)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고객들에 최대 400위안(약 7만5000원)의 보조금과 7일 무료 체험, 모바일 액세서리 20% 할인 등을 보장한다.
신제품 AP(중앙처리장치)는 삼성 '엑시노스2100'을 탑재한 인도와 달리 중국에 제공하는 글로벌 모델은 퀄컴 '스냅드래곤888'을 탑재했다.
부드러운 화면 전환을 뒷받침하는 120Hz 주사율의 6.4형 풀HD+ 디스플레이에 후면 트리플카메라(1200만 화소 광각·1200만 화소 초광각·800만 화소 망원)를 적용했다. 전면 카메라 화소는 3200만으로 셀피에 더 최적화했다.
배터리 용량은 4500mAh로, 25W 고속충전과 15W 무선충전이 가능하다. IP68 등급 방수·방진을 지원하며, 올리브·라벤더·화이트·그래파이트 4가지 색상을 입었다.
갤S21 FE은 삼성전자가 '중국사업혁신팀'을 신설하고 나서 처음으로 중국에 선보인 제품이라 의미가 있다. 애플과 현지 제조사에 빼앗긴 점유율을 되찾는 마중물 역할이 기대된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조직개편으로 가전·모바일 사업을 총괄하는 DX(디바이스 경험)부문장 한종희 부회장 직속으로 중국사업혁신팀을 만들었다. 현지에서 오랜 기간 부진의 늪에 빠진 스마트폰과 가전 사업을 한 부회장이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2021년 10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 현황에서 애플은 점유율 22%로 1위에 올랐다.
중국 브랜드인 비보(20%)·오포(18%)·화웨이(8%)가 2~4위를 가져갔다. 과거 20%를 웃돌았던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19년 이후 1% 미만으로 떨어졌다.
지난해 3분기 독일·러시아·브라질 등 43개국에서 1위를 수성한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유독 중국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애플이 2015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선두에 오른 만큼, 브랜드와 가격경쟁력을 끌어올리면 다시 순위권에 도약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단 갤S21 FE의 해외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중국 삼성 멤버스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리뷰 글에서 "다양한 색상으로 더 많은 선택권을 보장한다. 2세대 다이내믹 아몰레드 화면은 빛을 받아도 선명하게 보여준다"며 "다중 카메라 모듈 조합과 광학 손 떨림 방지 기술로 영화 촬영이 용이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 세계적인 부품 부족 현상으로 출시가 너무 늦어진 탓에 입지가 애매하다는 우려도 있다.
해외 IT 매체 GSM아레나는 "합리적인 가격의 프리미엄 제품인 것은 확실하다"면서도 "'갤럭시S22' 출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갤S21 FE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