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기업공개(IPO)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이 27일 상장했다. 수요예측에 이어 일반 청약까지 역대급 흥행을 기록했지만, 상장 첫날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정해지고 이후 상한가)'에는 성공하지 못했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엔솔은 이날 오전 9시 유가증권시장에서 시초가 59만7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시초가는 개장 전 호가를 받아 공모가의 90∼200%인 27만∼60만원 범위 안에서 정해진다. 시초가를 기준으로 상하 30%의 가격 제한폭이 적용된다.
기대를 모았던 '따상'에는 실패했다.
장전 거래에서 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인 60만원에 형성되는가 싶었지만, 개장 직후 상승 폭을 반납했다. 이날 오전 장이 열린 직후 20여 분 동안은 계속 하락세를 타며 하한가 45만원을 찍기도 했다.
공모주 청약으로 1주를 배정 받았다는 장 모 씨는 "가뿐히 2배는 뛸 줄 알고 지정가 60만원에 걸어놨다가 후퇴했다"며 "주식 시장이 좋지 않아서인지 그동안 너무 호들갑 떨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LG엔솔은 이날 45만~59만원대를 오르내리다가 시초가보다 15.41% 내린 50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LG엔솔의 상장 첫날 기준 시가총액은 118조1700억원을 기록하며, 코스피 시총 3위인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은 2위에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국내외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점이 주가 상승을 제한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최근 미국의 통화 긴축에 대한 우려와 코로나19 확산 등 악재가 겹치면서 코스피 지수는 이날 2700선이 붕괴됐다.
하나금융투자 이경수 수석연구원은 "대형 IPO 종목은 상장 첫날 종가가 꾸준히 하락하다가 약 25거래일 이후 상장 첫날 주가 수준을 안정적으로 넘어서는 모습이 관찰됐다"며 "상장 후 목표 주가 컨센서스가 변하겠지만, 분명한 건 상장 후 약 한 달인 2월 말에는 야생의 모습에서 합리적 모습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