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 [ARP=연합뉴스]베트남이 중국을 꺾고 월드컵 최종예선 역사상 첫 승을 거뒀다.
박항서(63)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1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8차전에서 중국에 3-1로 승리했다. 경기 전까지 7연패에 빠졌던 베트남은 중국을 꺾고 이번 올림픽 최종예선 첫 승을 신고했다. 7전 8기 만에 이룬 성과였다.
박 감독은 베트남 축구계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베트남이 월드컵 최종예선에 진출한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하지만 앞서 치른 최종예선 7경기에서 전패를 기록하며 승점 1도 쌓지 못한 채 일찌감치 월드컵 본선 진출이 좌절됐다. 첫 승이 목표인 베트남은 결국 중국을 잡음으로써 동남아팀 최초뿐 아니라 자국 축구 역사상 첫 월드컵 최종예선 승리를 일궈냈다.
박 감독은 담담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박 감독은 “베트남 팬들이 이번 대회에 욕심이 조금 나는 것 같다. 우선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은 이번이 처음이란 점을 말씀드리고 싶다. 한국말에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말이 있다. 모든 일에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오늘은 베트남이 이겼지만 계속해서 이기라고 하는 것은 욕심”이라고 했다.
박 감독은 공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그는 “승리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의 노력으로 미래를 판단하고, 이기지 못해도 다시 돌아오면 된다”면서 “7전 전패를 한 뒤 질타를 많이 받았다. 그런데도 선수들은 하나로 뭉쳐있었다. 최종예선에서 동남아팀 최초로 승리를 거뒀다. 베트남 국민과 팬, 선수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남겼다.
반면 베트남과 역대 상대 전적에서 7전 전승으로 압도적 우위에 있었던 중국은 베트남에 일격을 당해 자존심을 구겼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은 졸지에 B조 최하위를 걱정해야 하는 판국에 놓였다. 현재 B조 5위(1승 2무 5패·승점 5)인 중국은 베트남과 승점 차가 2점으로 좁혀졌다. 한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
한편 B조는 선두권 순위 싸움이 치열하다. 일본은 사우디아라비아(사우디)를 꺾고 월드컵 본선 직행 희망을 키웠다. 일본은 같은 날 일본 사이타마현의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사우디를 2-0으로 이겼다. 최종예선 첫 3경기에서 1승 2패로 부진하자 감독 경질론까지 일어났던 일본(6승 2패·승점 18)은 5연승으로 B조 2위를 지켰다.
선두 사우디(6승 1무 1패·승점 19)와 승점 차를 1로 좁히며 조 1위 가능성도 키웠다. 사우디는 이날 일본을 이기면 최종예선 두 경기를 남기고 최소 조 2위를 확보, 카타르행을 확정할 수 있었다. 2일 새벽 오만과 2-2로 비긴 호주가 3위(4승 3무 1패·승점 15)로 사우디와 일본의 뒤를 추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