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에 돌아온 친정팀 스프링캠프, 양현종(34·KIA 타이거즈)은 더 단단해져 있었다.
양현종은 지난 1일부터 함평-KIA 챌린저스 필드에서 스프링캠프 훈련을 소화 중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레인저스와 계약 문제로 KIA 캠프에 참가하지 않았다. 계약이 늦어진 탓에 텍사스 훈련에도 늦게 합류했다. 제대로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친정팀에 복귀해 편안한 마음으로 훈련할 수 있게 됐다. 양현종은 “작년에는 (MLB) 신인으로서 초반부터 보여줘야 해서 페이스를 빨리 올렸다”라며 “지금은 (내) 자리가 있으니 천천히 준비하겠다. 예전처럼 5월부터 9월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예고했다.
개인 성적만큼 마운드 리더 역할도 한층 더 중요해졌다. 지난해 KIA에선 정해영, 이의리, 윤중현 등 젊은 투수들이 대거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들을 이끌 고참 투수를 찾기 어려웠다. 양현종은 “모르는 후배들이 많아졌지만 어색한 것 없이 잘 훈련하고 있다. 훈련을 시작하면서 '올 시즌 좋은 결과가 나올 테니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하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양현종은 “팀이 하나가 됐으면 한다. 내 복귀로 조금이나마 선수들이 서로 융화하고 소통하면서 코칭 스태프와 대화하기 더 좋아질 것 같다"며 "(후배들이) 서로 눈치 보지 않고 부담 가지지 않으며 뛰게 만들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양현종은 “임기영이 제일 반가워했고, 홍상삼도 '고참의 고충을 나눌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구단도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기대하시면서 정말 반가워하더라.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캠프 2일 차지만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쓴소리보다 격려가 더 많다. 양현종은 “이준형은 LG에서 활약할 때 워낙 좋은 선수여서 주의 깊게 봤다. 어느 정도 연차도 있는 선수니 위축되지 말고 KIA에서 함께 빨리 적응해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신인왕 이의리에 대해서도 “정말 좋은 구위를 보여줬다. 2년 차에 선발 자리를 잡는 선수에게 조언할 것이 없다”며 “본인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아프지만 않으면 된다. 좋은 모습을 올해도 보여줬으면 좋겠고, 거기에 내가 조금이나마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이어 그는 “어린 선수들과 나이 차이가 크게 난다. 시대가 바뀌어서 그들에게 먼저 다가가기도 어렵고 많이 눈치가 보인다. 그런 분위기도 조금씩 바꿔 갈 수 있게 노력하겠다”라며 “후배들이 편할 수 있게 선배들이 많이 배려하고 있다”고 했다.
개인 성적에 대한 자신감도 충분하다. 양현종은 “올 시즌 최대한 많이 던져서 TV 중계에 많이 나오고 싶다. 이닝 욕심은 은퇴할 때까지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보다 컨디션이 훨씬 좋다. 에이징 커브(나이를 먹으며 기량이 떨어지는 현상)라는 평가를 부정하고 싶다”며 ”지금까지 투구 수가 많았지만, 지난해에는 평년의 절반 수준만 던졌다. 어깨와 팔꿈치가 충분히 쉬었기에 올 시즌 자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