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이 3일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훈련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열린 2021~22 쇼트트랙 월드컵 1차 대회. 여자 500m 결승전에 나선 대표팀 간판선수 최민정은 앞에서 미끄러진 마르티나 발체피나(이탈리아)에 걸려서 넘어졌다. 앞서 열린 1500m 결승전에도 코너를 돌다가 팀 동료 김지유와 충돌했다. 무릎과 발목 부상까지 당했다.
이 대회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중국 베이징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진행됐다. 익숙하지 않은 빙판 때문인지 넘어진 선수가 유독 많았다. 빙상 종목은 경기장 빙질이 레이스에 큰 영향을 미친다. 몸싸움을 벌이는 쇼트트랙은 더 그렇다. 오는 5일 베이징 올림픽 첫 경기를 치르는 한국 쇼트트랙 선수들에게도 빙질 적응이 가장 큰 숙제다.
대표팀은 지난달 30일 중국에 입성, 31일부터 나흘 동안 훈련을 소화했다. 올림픽 국가대표 대부분은 월드컵 1차 대회에 출전했기 때문에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레이스를 펼친 경험이 있다. 빙질 적응도 빠를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혼란이 생기는 눈치다. 1차 대회에서 남자 1000m 금메달을 획득했던 황대헌은 "첫날(1월 31일) 훈련에서는 스케이트 날에 얼음이 딱 붙는 느낌이었다. 스피드가 잘 나왔다. 하지만 이튿날에는 그런 그립감(밀착감)이 줄어든 것 같았다"고 전했다.
1차 대회 여자 1500m에서 우승을 차지했던 이유빈도 "첫날에는 선수들 표현으로 '스케이트 날이 먹는다'라고 할 만큼 강한 얼음에서 레이스를 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하루 뒤 미세하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빙질에 따라 전략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속도가 잘 나는 경기장에서는 안정감 있는 주행에 집중하는 것이 실수를 줄이는 정석이라고 한다.
한국 선수들은 훈련마다 다른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캐피탈 인도어 스타디움의 빙질을 애써 규정하지 않으려고 한다. 황대헌은 "(우리 대표팀은) 대회 경험이 많다. 어떤 빙질이든 유연하게 대처한다면 충분히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베테랑들도 의연하다. 대표팀 '맏언니' 김아랑은 "어느 링크장을 가더라도 경기가 임박할수록 빙질이 좋아진다고 생각한다. 의식하지 않겠다"고 했다. '맏형' 곽윤기도 "올림픽을 앞두고 설렘과 흥분으로 인해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할 때도 있다. 첫 훈련의 감각은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1일 베이징 국립 스피드스케이팅 오벌에서 첫 훈련을 소화한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은 상황이 조금 낫다. '메달 기대주' 김민석은 "4년 전 평창 올림픽이 열렸던 강릉 오벌과 비슷하더라. 그래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김민석은 평창 대회 1500m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500m에 출전하는 이준호도 "지난해 9월과 전혀 다르더라. 이곳 아이스메이커(정빙 책임자)가 캐나다인이라고 들었다. 캘거리 등 캐나다 경기장과 비슷한 느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