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출범 이후 첫 연간 흑자 달성 직후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면서 케이뱅크 IPO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탄탄한 상품력과 가상화폐 시장의 활황 회복 등이면 흥행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앞서 상장한 카카오뱅크의 반 토막 난 주가가 발목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4일 IPO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씨티증권, JP모건을 선정했다. 또 삼성증권은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업계는 상장 예비 심사부터 수요예측 등 IPO 전반을 도울 파트너를 찾게 되면서 케이뱅크가 연내 상장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본다.
하지만 아직 케이뱅크는 내년까지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시기적으로 올해 안으로 IPO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서두르지 않는 선에서 최상의 몸값을 받을 시기를 보겠다는 의도로 파악된다.
현재 케이뱅크의 IPO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높아져 있는 상황이다. 특히 최근 출범 이후 첫 연간 흑자 달성을 발표하면서 불씨가 지펴졌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잠정으로 2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어려운 시기 속에서도 작년이 흑자전환의 원년이 된 것이다. 2020년 1054억원의 손실을 냈던 점을 고려하면 극적인 실적 반등이다.
지난해 3배 이상의 가파른 고객 증가에 따른 외형 성장이 흑자전환의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케이뱅크 고객 수는 1년 새 219만명에서 717만명으로 약 500만명 늘었다.
이에 따라 수신 잔액은 2020년 말 3조7500억원에서 2021년 말 11조32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는 가상자산(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의 제휴가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가상화폐 시장 호황으로 업비트를 이용하기 위해 케이뱅크의 고객이 된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얘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시장이 현재는 주춤하고 있고 당분간 코인 시장이 활황을 보이기 힘들 것이라고 하지만, 반등을 시작하고 회복하면 다시 투자자들이 실명계좌 은행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늘 열려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단순히 고객 수만 늘어난 것도 아니다. 여신 역시 2조9900억원에서 7조90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특히 '100%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 등 상품이 여신을 견인했다. 이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은 출시 1년여 만에 누적 취급액 1조원을 돌파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은 상품이다.
이 밖에도 지난해 9월 출시한 전세 및 청년 전세 대출은 4개월 만에 2000억원을 넘어섰고 연간 중저신용자 고객 신용대출 공급액 규모는 2020년의 약 2.3배로 급증하면서 케이뱅크의 상품력을 입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케이뱅크는 현재 장외 시장에서 약 8조원에 달하는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서울거래 비상장에 따르면 이날 기준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7조8895억원, 주가는 21000원이다.
더불어 일부에서는 상장 몸값이 10조원을 쉽게 넘어설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앞서 카카오뱅크가 IPO 당시 기업가치를 평가하기 위해 적용한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따져 케이뱅크에 계산했을 때 예상되는 기업가치가 12조원 이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고점 대비 반 토막이 난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경쟁 인터넷은행으로서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케이뱅크의 IPO 흥행 여부에 기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공모가 3만9000원으로 코스피에 안착했고, 주가가 한때 9만44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지난 4일 종가 기준 4만2100원까지 떨어졌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낮아진 상황이라 당장은 케이뱅크의 몸값을 높이 쳐주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