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프로야구 KIA타이거즈의 스프링캠프가 2일 오전 전남 함평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진행됐다. 최형우가 수비 훈련하고있다. 함평=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KIA 타이거즈의 중심 타자 최형우(39)가 페이스 회복으로 올 시즌 반등을 노린다.
최형우는 지난해 극도로 부진했다. 104경기에서 타율 0.233 12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신인왕을 수상하고 주전으로 도약했던 2008년(당시 삼성 라이온즈)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장타자인데 시즌 장타율이 0.375에 불과했다. 개인 통산 장타율(0.543)은 물론 통산 출루율(0.405)에도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리그에서 손꼽히던 불방망이가 제대로 맞질 않았다. 지난해 최형우의 삼진이나 볼넷 비율은 예년에 비해 크게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활약했던 2020년에 비해 삼진은 적었고, 볼넷은 많이 얻었다. 대신 타구의 질이 하락했다. 타석 당 홈런%가 2.69%로 투고타저였던 2012년(2.64개) 이후 처음으로 3개 이하를 기록(커리어 평균 4.44개)했다. 커리어 내내 3할대를 기록했던 BABIP(인플레이 타구 안타 비율)도 0.253까지 떨어졌다.
특히 시즌 초반 페이스가 유독 좋지 못했다. 4월 성적이 타율 0.209 OPS(출루율+장타율) 0.695에 불과했다. 리그 대표 장타자인 최형우에게는 어색한 성적표였다. 5월에는 병까지 그를 괴롭혔다. 생소한 병명인 중심장액성 맥락망막병증이 발발했다.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증상은 아니었지만, 물체가 흐릿하게 보이는 증상이 그의 타격을 방해했다.
결국 5월 단 7타석에 그쳤고, 복귀한 후에도 6월 타율 0.135를 기록하는 등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7월과 8월 월간 타율 3할 이상, OPS 0.9 이상을 기록하며 부활했지만, 이미 무너진 개인과 팀 성적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병의 시기와 증상을 고려하면 지난해 부진의 맥락도 추정 가능하다. 눈병으로 인해 정타가 감소했고 이로 인해 시즌 초반 부진했다고 볼 수 있다.
KIA 선수단이 1일 오전 전남 함평기아챌린저스필드에서 2022년 스프링캠프를 시작했다. KIA 최형우가 타격훈련하고있다. 함평=정시종 기자 jung.sichong@joongang.co.kr 올 시즌을 준비하는 최형우의 각오도 남다르다. 병에서 회복한 만큼 만반의 준비로 초반 부진을 반복하지 않는다면 지난해의 전철에서 벗어날 수 있다. 올해 스프링캠프 목표도 초반 페이스 끌어올리기로 잡았다. 그는 최근 스프링캠프 인터뷰를 통해 "이번 스프링캠프에서는 다른 선수들과 컨디션을 똑같은 속도로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지난해에는 페이스가 올라오는 속도가 늦어도 정말 심하게 늦었다”라며 “당시에는 맷 윌리엄스 감독님께서도 천천히 준비하라고 하셨다. 하지만 올해는 초반부터 하던 대로 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지난해 부진에 대한 판단은 올 시즌 그의 성적표에 달려있다. 2007년 데뷔 이후 통산 3~4월 타율이 0.292, OPS도 0.864로 준수했다. 3월부터 6월까지의 통산 성적 역시 타율 0.303 OPS 0.921로 뛰어났다. 노쇠화로 보기에도 이르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타율 0.354(1위) OPS 1.023(2위) 28홈런 115타점을 기록하며 리그를 호령했던 그다. 지난해가 1년에 그치는 불운일지, 꾸준한 하향세일지 결정하는 건 최형우 자신의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