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트트랙 대표팀 기술 코치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한국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를 격려하는 듯한 영상을 두고 반응이 엇갈린다.
지난 8일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의 선수 격려해 주는 빅토르 안’이란 글이 올라왔다. 첨부된 방송사 영상을 보면 베이징올림픽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준결승전을 앞두고 몸을 푸는 한국 선수에게 빅토르 안이 다가갔다. 빅토르 안은 한국 선수 목의 뒤쪽 부분을 잡고 머리를 쓰담듬고 손으로 허리를 툭 쳤다. 한국 선수는 빅토르 안에게 목례 하고 자리를 떴다.
2006년 토리노올림픽에서 한국 국적으로 금메달을 3개 딴 안현수는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해 빅토르 안이란 이름으로 2014년 소치올림픽에 출전했고, 2020년 은퇴해 중국 쇼트트랙 기술 코치를 맡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해 한국 선수의 얼굴이 잘 구별이 안 되지만, 황대헌, 이준서, 박장혁 모두 빅토르 안의 한국체대 후배다.
한 네티즌은 “영상을 보면 통상적으로 안현수가 한국 선수를 격려하기 위한 행동이다.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빅토르 안은 러시아 국적일 때 경기가 끝난 뒤 한국 선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한 적도 있다.
반면 편파 판정 논란 여파로 “어디서 외국인 코치가 선배 노릇 하려고 하느냐”는 네티즌들 반응도 있었다. 한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 A씨는 익명으로 “많은 사람들이 인사한거라고 하는데 내 생각은 다르다. 카메라가 밑으로 내려갈 때 보면 안 코치가 목덜미를 잡고 좌우로 흔든다. 보통은 친해도 어깨를 툭툭 치는 정도다. 코로나19 시국이라 악수도 자제하는데”라고 말했다.
A씨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선수는 경기를 앞두고 집중해야 하고 컨디션 조절도 해야 한다. 건드리면 안된다. 모든 포커스가 시합에 맞춰져 있는데. 저도 선수 때 경기를 앞두고 감독, 코치하고만 어떻게 탈 건지 정도만 얘기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이나 수영 선수들이 경기 전에 헤드폰을 끼고 있지 않나. 외부 소리를 차단하기 위함이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개인적으로는 선후배라 그런 게 아닌 느낌이 든다. 자칫 ‘마인드 컨트롤을 못하게끔 흔들어 놓겠다’는 의도로 비칠 수 있다”고 했다. 빅토르 안 코치 입장에서 순수하게 한국 후배를 격려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면 이런 오해가 억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