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본점 전경. 롯데쇼핑 제공 유통업계 '2강'인 신세계와 롯데가 지난해 실적을 두고 희비가 엇갈렸다. 신세계가 백화점과 더불어 면세점 등 연결 자회사가 성장하면서 연간 최대 매출을 올린 반면, 롯데쇼핑은 마트 등의 매출 하락이 전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올해 롯데쇼핑은 수장을 교체하고 반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는 지난해 517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신세계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32% 확대된 6조3164억원으로 집계됐다.
신규 점포 확장과 리뉴얼 효과, 명품 구매 열기가 백화점 실적을 견인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등 핵심 자회사 활약도 돋보였다.
반면 롯데쇼핑은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급변하는 소비 트렌드에 한발 늦게 대응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156억원으로 전년 대비 37.7% 감소했다. 매출도 3.7% 줄어든 15조5812억원에 그쳤다.
무엇보다 마트와 슈퍼 사업이 역신장하며 실적에 악영향을 줬다. 지난해 마트 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7.2% 감소하며 적자폭을 320억원까지 키웠다. 희망퇴직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 106억원을 제외해도 2020년보다 수익성이 악화했다. 슈퍼 사업은 적자폭을 줄였지만, 여전히 영업손실 50억원을 기록했다. 백화점 사업도 선방했지만, 지난해 백화점 업계 매출 평균 성장률인 24.1%를 한참 밑돌았다.
롯데마트 맥스 상무점 외관. 롯데쇼핑 롯데쇼핑은 올해 신임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HQ 총괄대표(부회장)를 선두로 고객 중심의 전략을 통해 '유통 명가' 위상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백화점은 ‘초럭서리’, 마트는 ‘창고형 할인점’, e커머스는 ‘콘텐트’를 핵심 전략 키워드로 삼았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올해 본점, 잠실점 등 주력 점포의 명품 MD(상품기획)를 강화하고, 식품관 프리미엄화 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마트와 슈퍼는 식품 역량 집중과 함께 비식품의 전문화를 중심으로 대규모 리뉴얼을 진행해 오프라인 경쟁력을 개선하고, e커머스는 롯데온 중심의 경쟁력 강화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롯데쇼핑은 지난해 한샘, 중고나라 등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데 힘입어 올해는 협업으로 온·오프라인 상품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된 공간 기획 등에서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혹독한 체질 개선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며 "올해는 고객에게 즐겁고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유통 혁신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