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골프(PGA) 투어 WM 피닉스 오픈이 열린 TPC 스코츠데일 16번 홀(파3)에 관중들의 엄청난 환호와 맥주캔 세례가 쏟아졌다. 골퍼의 홀인원 덕분이었다.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TPC 스코츠데일. 대회 3라운드 도중 16번 홀이 환호성으로 가득 했다. 샘 라이더(미국)가 124야드로 세팅된 16번 홀에서 54도 웨지로 티샷을 했다. 공은 핀 오른쪽 30cm 지점에 떨어지고서 그대로 홀을 향해 굴러 들어갔다. 2015년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 이후 7년 만에 이 홀에서 나온 홀인원이었다.
순간 이 홀 주변을 메우고 있던 2만여 명의 갤러리들이 엄청난 환호성을 보냈다. 라이더는 마치 우승이라도 한듯 두 팔을 벌리며 기뻐하고, 캐디와 하이파이브를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홀인원은 라이더의 PGA 투어 개인 첫 홀인원이기도 했다. 라이더는 이날 이븐파를 기록, 1~3라운드 합계 6언더파 공동 29위에 자리했다.
라이더의 홀인원에 갤러리들은 코스를 향해 맥주캔, 음료수캔을 던졌다. 수백개의 캔을 치우느라 경기는 15분 가량 중단됐다. 이런 상황이 가능한 건 이 대회 특유의 운영 방식 때문이다. 이 대회는 선수가 샷을 할 때마다 환호하거나 야유를 퍼붓는 게 허용된다. 특히 홀 주변을 에워싸 거대한 스탠드를 만들어 일반 스타디움 같은 느낌이 드는 16번 홀은 로마 시대 검투장을 연상케 해 '콜로세움'으로도 불린다.
1997년 타이거 우즈(미국)를 비롯해 역대 이 대회 16번 홀에선 지난해까지 9차례 홀인원이 나왔다. 라이더가 이 대회 16번 홀에서 10번째 홀인원을 기록한 것이다. 라이더는 경기 후 "마치 세계 1위에 오른 기분이었다. 대단했다"며 행복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