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정은 지난 17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진행된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는 이번 대회 메달 3개를 목에 걸었다. 여자 개인전 1000m 은메달, 3000m 계주 은메달 그리고 개인전 1500m에서는 금메달을 따며 여자 쇼트트랙1인자의 저력을 증명했다.
수차례 고비를 넘기고 얻어낸 성과다. 최민정은 지난해 10월 출전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1차 대회에서 부상을 입었다. 4차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며 반등했지만, 베이징 대회를 앞두고 이전보다 기량이 저하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회 첫 경기였던 혼성계주에서도 스타트가 늦었다. 500m에서도 레이스 중 넘어지며 탈락했다.
하지만 여자 계주에서 강점인 바깥쪽 코스 추월 능력을 드러내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고, 개인전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며 부담을 털어냈다. 계주 은메달을 이끌며 이번 대회 두 번째 은메달을 거머쥐었고, 대회 마지막 개인전이었던 1500m에서는 정상에 올랐다.
최민정은 "대회 초반에는 여러 가지로 성적이 좋지 않았다. 후반부 지나가면서 나아졌다. 여러 상황 속에서도 이겨내기 위해 대표팀 선수들이 뭉쳤다. (편파 판정 논란이 있었을 때) 국민 여러분이 함께 분노하고 우리를 위로하고, 기뻐해 주셨다. '함께하는 올림픽'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가지 힘든 시기에 힘을 드릴 수 있어서 보람이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1000m를 꼽았다. 부담감을 털어낼 수 있는 계기였다. 여러 감정이 교차하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멘털이 강해진 최민정은 1500m에서 제 실력을 발휘했다. 그는 "힘든 순간을 잘 이겨낸 덕분"이라고 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았고, 힘을 얻었다. 최민정은 "(은메달을 딴) 1000m가 끝나고 (배구 선수) 김연경 선수가 메시지가 왔다. 마음이 쓰여서 남겨주셨다고 하더라. 위로가 됐고 힘이 났다.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피겨 여왕' 김연아도 최민정을 향해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고 한다.
최민정은 지난 4년 동안 더 강해진 수잔 슐팅(네덜란드), 이번 대회에서 통산 쇼트트랙 올림픽 최다 메달(11개)을 거머쥔 아리아나 폰타나(이탈리아)와의 경쟁에서 지지 않았다. 최미정은 "4년 전과 개인종목 금메달리스트 명단(최민정·슐팅·폰타나)이 같다.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선수들과의 선의의 경쟁은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나를 더 강해질 수 있게 하는 요소"라고 했다.
보완점도 전했다. 최민정은 지난 4년 동안 속도와 체력 향상을 위해 노력했다. 대회를 치르며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커진 그는 "빠른 속도감 속에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이 중요하다. 파워 훈련이 더 많이 필요할 것 같다. 부상 관리를 잘하며 적합한 훈련을 소화하는 게 중요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최민정은 이번 대회에서 메달 3개를 추가하며, 역대 한국인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 획득(5개) 타이기록을 세웠다. 4년 후 새 역사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