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성(왼쪽) ZFN 대표와 마테우스 카밀루. 사진=카밀루 SNS 한국에서 미국 종합격투기(MMA) 단체 UFC의 선택을 받은 마테우스 카밀루(브라질)가 첫 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이번엔 상대 선수의 사정으로 경기가 갑작스레 취소되는 ‘악재’가 터졌다.
UFC 라이트급(70.3kg) 파이터인 카밀루는 지난 2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야스섬 에티하드 아레나에서 열린 ‘UFC 321: 아스피날 vs 간’ 언더카드에서 압둘 카림 알 셀와디(미국)와 맞붙기로 했다.
‘코리안 파이터’ 박준용 역시 언더카드 세 번째 경기에 배치됐는데, 카밀루와 알 셀와디는 언더카드의 포문을 열 예정이었다.
그러나 UFC는 대회 전날 공식 계체 행사를 앞두고 카밀루와 알 셀와디의 경기가 취소됐다고 발표했다. 알 셀와디의 ‘개인 사정’이라고 부연했다.
미국 격투기 전문 매체 MMA 마니아는 “알 셀와디가 알려지지 않은 건강 문제로 대회에서 빠졌다”고 전했다.
마테우스 카밀루. 사진=UFC 결국 옥타곤 출격을 노렸던 카밀루는 또 한 번 UFC 첫 승을 미루게 됐다. 카밀루는 이미 계체를 위해 체중 감량을 한 상태였다. 아울러 파이터들은 경기가 잡히면 상대 선수를 이기기 위한 맞춤 전략을 짜고 수개월 간 훈련한다. 카밀루 입장에서는 그간 흘린 땀, 훈련을 위해 들인 비용 등 모든 게 물거품이 된 것이다.
카밀루는 경기 취소 소식을 접한 뒤 소셜미디어(SNS)에 “나는 25일(현지시간)에 싸울 준비가 돼 있었고 완벽한 캠프를 치렀다. 막 체중을 재려던 순간, 상대 선수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이해가 안 된다. 큰 충격이었지만, 신의 뜻이라고 받아들였다”고 적었다.
그는 “좌절은 일시적이다. 곧 케이지에서 만나자”라며 다음을 기약했다.
카밀루는 지난해 12월 정찬성 대표의 ZFN 02 메인카드 3경기 라이트급 매치에 나서 도르보쇼흐 나보토프(타지키스탄)에게 만장일치 판정승을 따내고 UFC 계약서를 손에 넣었다. 당시 데이나 화이트 UFC 회장이 미국에서 생중계로 ZFN 02를 지켜봤고, 좋은 경기력을 뽐낸 카밀루가 옥타곤에 입성했다. 카밀루는 경기 전후로 태극기를 흔들며 국내 MMA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했다.
ZFN 02에 나선 마테우스 카밀루. 사진=ZFN SNS 아직까진 그의 UFC 커리어가 뜻대로 풀리지 않는 형세다. 지난 5월 UFC 데뷔전을 치른 카밀루는 ‘UFC 파이트 나잇: 번즈 vs 모랄레스’ 언더카드 라이트급 경기에서 2라운드 서브미션 패배를 당했다. 절치부심해 첫 승을 노렸지만, 상대의 이탈이란 변고를 마주했다.
카밀루의 상대였던 알 셀와디 역시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지난해 UFC에 입성한 알 셀와디는 2024년 8월 옥타곤 데뷔전을 치르려고 했으나 지금껏 첫선을 보이지 못했다. 이때부터 카밀루전까지 UFC 경기가 네 번 잡혔지만, 모두 취소됐다.
알 셀와디도 SNS에 “내가 아는 건 내가 완벽하게 준비됐고, 내 커리어 최고의 캠프에서 체중 조절을 하고 경기에 나설 준비가 돼 있었다는 것이다.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나한테 묻지 말라. (경기 취소 이유를) 나도 모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