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현대가 공을 들여 영입한 엄원상(23)이 팀 공격을 이끌 수 있을까.
울산은 지난 20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 2022시즌 개막 라운드에서 0-0으로 비겼다. 리그 우승을 놓고 다투는 라이벌 전북 현대가 전날 수원FC와 개막전에서 승점 3점을 얻어낸 것과 달리 울산은 승점 1점만 땄다. 울산은 시즌 첫 경기에서 공격수 부재를 고민거리로 떠안게 됐다.
울산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전력 이탈이 심했다. 지난해 베스트11 수비수 부문에 선정된 불투이스(네덜란드)가 수원 삼성으로 이적했다. 개막 직전에는 팀 내 핵심 공격 자원인 이동준(헤르타 베를린)과 이동경(샬케04)이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로 진출했다. 최전방 공격수 오세훈(시미즈)은 일본 프로축구 J리그로 떠났다.
김영권과 아마노 준(일본) 등을 영입했지만, 전력 약화는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무엇보다 동계훈련 동안 손발을 맞춰온 이동준, 이동경, 오세훈의 이탈은 시즌 계획에 큰 차질을 줄 수밖에 없다. 박문성 해설위원은 “이적 시장이 열리자마자 이탈이 생겼으면 대비했을 것이다. 그러나 준비된 이탈이 아니었다. 개막 직전에 나간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적 시장이 닫히기 전 울산이 선택한 대안은 측면 공격수 엄원상이었다. 올 시즌 K리그2(2부)로 강등된 광주FC에서 뛰었던 엄원상은 빠른 주력, 과감한 드리블, 공격 지역에서 상대방의 파울을 얻어내는 영리한 플레이가 강점이다. 울산은 핵심 자원의 이적뿐만 아니라 김민준의 국가대표 차출로 만들어질 공백을 메워야 할 공격수가 필요했다.
엄원상은 유럽에 진출한 정상빈(그라스호퍼)과 함께 한국 축구의 차기 공격 자원으로 기대받고 있다. 당초 FC서울이 엄원상 영입전에서 앞서 있었다. 뒤늦게 경쟁에 뛰어든 울산은 현금을 포함한 트레이드로 이적을 추진했다. 결국 10억원이 넘는 트레이드 머니를 쓰고 엄원상을 영입했다.
이적 첫 경기에서 후반 11분 김민준과 교체 출전한 엄원상은 바코(조지아), 아마노 준과 연계 플레이를 통한 측면 공격에 집중했다. 교체 투입 1분 만에 유효 슛을 기록하기도 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경기 후 “짧은 시간에 찬스도 있었다. 본인의 장점을 잘 발휘했다. 전체적으로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엄원상은 공격 포인트를 만들지는 못했지만 활발한 움직임과 적극적인 돌파 시도 덕분에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울산이 시즌 첫 경기에서 무득점으로 공격수 부재를 느낀 만큼, 엄원상을 향한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