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롯데 자이언츠 외야에는 대변화가 이뤄진다. 사직야구장 외야가 넓어진다. 담장은 4.8m에서 6m로 더 높아진다. 외야수의 수비력이 더 중요해진 가운데, 외야진의 구성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프랜차이즈 스타 손아섭이 '경남 라이벌' NC 다이노스로 4년 총액 64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이적했다. 중견수 민병헌은 은퇴했다. 좌익수 전준우는 1루 겸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전준우는 스프링캠프에서 1루 미트를 착용하고 훈련 중이다. 구장 변화에 대비해 새로 데려온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는 중견수를 맡을 것이 유력하다. 손아섭의 빈자리 1명, 많게는 전준우 포지션까지 더해 코너 외야수 두 명까지 새 얼굴이 필요하다.
올 시즌 롯데에 합류한 김평호 코치가 올해 외야 수비 지도를 책임진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 박해민과 김상수 등 도루왕을 배출하며 '발야구 전문가'로 이름을 떨친 김 코치는 외야 수비 지도에도 정평이 나 있다. 김평호 코치는 "팀 내 경쟁 구도가 형성돼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손아섭의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대단하다는 의미다.
김 코치는 발 빠른 장두성을 눈여겨보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외야수로 뛰어, 내야에서 외야로 전향한 다른 경쟁자보다 수비력과 감각에서 앞서있다는 평가다. 다만 지난해 1군 타율 0.222에 그친 공격력이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한다. 2022년 롯데 2차 1라운드 전체 4순위로 입단해 신인으로 유일하게 1군 캠프에 합류한 조세진도 타격에 소질을 보여 기대를 갖게 한다. 구단에서도 키워야 할 선수로 분류한다. 지난해 외야수로 기회를 받은 김재유는 타율 0.287로 쏠쏠한 타격감을 자랑했다. 수비와 센스도 갖췄다. 추재현은 타격에 소질이 있고, 신용수는 유틸리티 자원으로 분류된다. 4년 차 고승민도 코치진의 시선을 받고 있다. 모두 외야수 경쟁 후보다.
김평호 코치는 "활용도 높은 선수가 다양하게 포진해있다. 당장은 어렵겠지만 나름대로 손아섭의 빈 공간을 메워주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비 코치를 맡는 김 코치는 수비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공격력이 받쳐줘야 주전으로 나설 수 있다고 내다본다. 점진적인 리빌딩을 하고 있는 롯데로서는 주전급 외야수 발굴이 꼭 필요하다.
김 코치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선수들의 의욕이다. 김 코치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가다 보니 서로 수비와 주루 연습을 시켜달라고 한다. 얼리 워크(Early Work) 또는 추가 훈련까지 요청한다. 팀에 굉장히 플러스 요소"라며 웃었다. 이어 "코치와 선수가 1대2로 훈련하고 있을 때 '저도 함께 훈련하면 안 되냐'고 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전준우까지 추가 훈련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롯데는 총액 68만 달러(8억원)에 피터스를 영입하면서 "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정도의 넓은 수비 범위와 강한 어깨를 자랑한다"고 평가했다. 김 코치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수비 범위는 넓다. 키(1m98㎝)가 커서 성큼성큼 뛰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느새 공을 쫓아가 있다. (수비력은) 괜찮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