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3일 개봉하는 영화 '소피의 세계(이제한 감독)'가 현시대의 코로나 풍경을 기록한 영화로 관객들의 호기심을 끌고 있다.
최근 영화, 드라마를 보다 보면 문득 생경해지는 거리 풍경이 있다. 바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평범한 일상을 누리는 사람들의 모습이다. 연일 일일 확진자수 최고치를 갱신하며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더 움츠러들게 만든 코로나 3년차, 영화와 드라마 속 자유로운 일상은 모두가 간절히 바라는 판타지의 역할을 수행해준다.
반면, 현시대의 코로나 풍경을 영화 속에 담아낸 작품이 등장해 관객들의 호기심을 끌고 있다. 일상처럼 여행을 보낸 소피, 여행처럼 일상을 보낸 수영과 종구, 2년 전 그들이 함께한 나흘의 기록을 담은 영화 '소피의 세계'다.
극중 소피의 한국 여행 첫날은 2020년 10월 23일이다. 바로 이날 영화 '소피의 세계'의 촬영이 시작되었고, 이듬해 1월 11일 마지막 촬영을 가졌다. 촬영일과 동일한 시간적 배경이 자막으로 덧붙여진 이유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때문이다. 그해 가을, 코로나 1년차를 맞은 한국은 전세계적인 팬데믹 상황 속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익숙해져 있었다. 이제한 감독은 배우의 표정이 가려지는 마스크 착용에 대해 고심하던 중, '영화가 과거의 어느 시점에 일어나는 일이라고 생각했을 때, 촬영하는 그 순간을 반영하는 게 맞겠다'는 결단을 내렸다. 과거의 어떤 시기에 대한 작은 기록으로 남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는 설정을 기존 스토리에 섞어보는 방향으로 시나리오를 수정했다.
'소피의 세계'에서 수영이 소피의 사진을 발견하는 지금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유행이 끝난 시점, 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지금은, 여전한 바이러스 상황 속에서 극장 개봉을 하게 됐다. 이에 감독은 "하루빨리 이 힘든 여정이 마무리되기를 바란다"는 간절한 마음을 전했다.
2022년 봄에서 2020년 가을로, 2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서로의 안부를 묻는 '소피의 세계'는 첫 장편영화를 선보인 이제한 감독의 섬세한 연출과 배우 김새벽, 곽민규, 아나 루지에로, 김우겸, 문혜인의 극에 완벽하게 스며든 자연스러운 연기로 관객들의 호평을 이끌어내고 있다. 지난 26일 개최된 첫 시사회 이후 관객들의 추천 열기가 뜨겁다. '소피의 세계'는 마음의 거리까지 멀어질까 우려되는 코로나 시대 관객들에게 작은 위로를 선사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