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펜서(파블로 라라인 감독)'의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다이애나 왕세자비로 다시 태어났다. 전세계 26개 여우주연상을 휩쓴 것은 물론, 데뷔 후 처음으로 아카데미시상식 여우주연상 후보에 지명되면서 그 진가를 이미 증명했다.
따뜻한 카리스마와 선한 영향력으로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의 마음속에 남아있는 영국 전 왕세자비 다이애나 스펜서. 세기의 아이콘으로 불린 그의 드라마틱한 삶은 '다이애나' '더 크라운' 등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까지 다양한 장르로 제작됐다. 하지만 '스펜서'는 지금까지 공개된 콘텐츠들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다이애나의 이야기를 예고한다.
'스펜서'의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영국 왕실은 굉장히 폐쇄적이다. 공식적으로 대중에게 모습을 드러낼 때도 있지만, 닫힌 문 뒤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이런 왕실의 특성 때문에 '스펜서'에는 픽션적인 요소가 많다"고 운을 뗐다. 감독이 집중한 부분도 실화 기반의 전기 드라마가 아닌, 상상력을 입힌 한 여성의 새로운 삶이다.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다이애나 캐릭터를 구축하면서 그의 모방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 침묵 같은 영화적인 도구들을 활용해 캐릭터가 가진 신비함과 연약함이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내적 세계를 창조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세계관을 완성해낸건 바로 크리스틴 스튜어트. 파블로 라라인 감독은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아주 신비롭거나 또 아주 연약하고, 결국엔 매우 강할 수도 있는 배우이다. 그가 대본에 반응하고 캐릭터에 접근하는 모습이 굉장히 아름답고 너무나 눈부시고,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스펜서'는 나에게 매우 도전적인 작품이다. 오랫동안 배우로 일하면서 내가 어디까지 해낼 수 있는지 알고 싶었다. 겁이 난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내가 왜 배우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자료 조사와 함께 긴 시간을 투자해 억양을 완성했고 특유의 헤어스타일과 제스처까지 소화하며 크리스틴 스튜어트만의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그려냈다.
각본을 맡은 스티븐 나이트는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다이애나의 영혼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다이애나의 목소리, 매너리즘뿐만 아니라 그의 결점과 장점도 전부 받아들였다. 캐릭터에 대한 연구는 정말 세심했고 결과가 그걸 말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아카데미 2회 수상에 빛나는 의상감독 재클린 듀런 또한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함께 일하기에 환상적인 협력자이자 배우였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에게 다가가는 모습과 옷에 대한 반응이 놀라웠다. 그가 행하는 미묘한 변화들을 통해 의상들을 의미 있게 만들 수 있었다"고 감탄했다.
미술감독 가이 헨드릭스 디아스 역시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촬영장에 없으면, 결코 공간의 완전함을 느끼지 못했다. 이상한 경험이었다"며 크리스틴 스튜어트만의 특별함을 확인시켰다.
새로운 내적 세계를 창조해 그 어떤 역사적인 이야기보다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솔직한 감정에 몰입한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스펜서'를 통해 2022 제94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지명, 완성형 배우로 입지를 견고히 다지고 있다. 영화는 내달 16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