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27)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반등에 성공한 대표적인 골퍼로 꼽힌다. 그는 2020시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2승, 지난해 국내(2승)와 해외(1승)에서 3승을 휩쓸고,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도 나섰다. 2017년부터 3년 동안 우승이 없어 한동안 ‘잊혀진 골프천재’로 불리던 그는 최근 2년새 호쾌한 스윙과 정교한 쇼트게임 운영 능력을 더해 부활했다.
올해도 다승을 노리는 김효주가 시즌 첫 대회에 나선다. 3일부터 나흘간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클럽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HSBC 위민스 월드 챔피언십이 그 무대다. 김효주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이다. 대회장 주변은 물론 싱가포르 곳곳에 지난해 대회 우승자인 김효주의 사진이 붙어 있다. 김효주는 1일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서 “1년이란 시간이 후딱 지나갔다.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에 임해 기분이 새롭다. 올해도 마지막날까지 긍정적인 이미지가 남아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13년 프로에 정식 데뷔한 김효주는 어느새 프로 10년차가 됐다. 흘러온 시간 만큼 몸관리하는 방법도 바꿨다. 김효주는 겨우내 국내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미국으로 건너가 전지훈련을 소화하거나 일찌감치 새 시즌을 시작한 다른 골퍼들과 달랐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지향하는 그는 샷 거리를 늘리기 위해 최근 2년새 겨울 훈련에 체력 훈련을 중점적으로 소화했다.
근력을 키워 힘을 길렀더니 샷 거리가 늘었다. 김효주는 2019 시즌 LPGA 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44.7야드였는데 지난해엔 254.83야드로 10야드 이상 늘렸다. 샷에 대한 자신감이 붙으면서 그의 평소 장기인 퍼트 능력도 더 향상됐다. 지난해 그의 평균 퍼트수는 28.94개, 전체 3위였다.
그만큼 올해도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체력 훈련에 중점을 뒀다. 1주일에 6차례 체육관을 찾아 꾸준하게 근력 운동을 소화했다. 그리고서 치르는 시즌 첫 대회이기에 설레는 마음이 크다. 김효주는 “다시 시즌이 시작된다는 기대감, 설렘이 있다.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코스 상태가 매우 좋다. 관리가 잘 돼 있어 함께 연습한 선수와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도 매 홀 전부 좋다는 얘기만 한 것 같다. 잔디 사진을 찍으면서 자랑하기 바빴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이번 대회 주요 포인트로 퍼트와 그린 주변 플레이 등 쇼트게임을 꼽았다. 그는 “쇼트게임과 (벙커샷 등) 리커버리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중요하겠다. 이번 대회에 상위권 선수들이 많이 참가했다. 실수를 적게 하는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낼 것 같다”고 전망했다. 큰 목표보단 올 시즌 처음 나서는 대회인 만큼 “라운드를 거듭하면서 감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아리야 주타누간(태국), 마들렌 삭스트롬(스웨덴)과 대회 1라운드를 치른다.